교황 위독 … 마지막 성사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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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위독하다고 교황청이 1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수척한 모습으로 바티칸 교황청 창가에 모습을 나타낸 교황. [바티칸 AP=연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의 병세가 매우 심각하다고 바티칸 교황청이 1일 밝혔다. 교황청은 성명에서 교황이 전날 패혈성 쇼크와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으며 "오늘 아침 상태는 매우 위중하다"고 말했다.

전날 요로 감염에 따른 고열로 항생제 치료를 받았던 교황은 이날 심부전 증세를 보여 심폐기능 보조장치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교황청이 전했다. 그러나 의식이 명료하고 평온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병원에 가지 않기로 스스로 결정했다고 호아킨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말했다. 대변인은 "교황은 매주 금요일 해오던 대로 예수의 마지막 순간을 재연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올렸으며, 예수의 장례에 관한 구절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은 이례적으로 교황청 대변인실을 철야 개방하기로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앞서 지난달 31일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았다. 병자성사는 가톨릭 신자들이 평생 받게 되는 7대 성사 가운데 죽음을 앞두고 받는 마지막 의식이다. 병자성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교황의 투병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교황청이 판단했다는 의미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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