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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이 어떻게 국회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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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대통령은 13일 호남지방을 시찰하면서 올해농사가 대풍일것같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전용 동차에서 밖을 내다보며『금년에는 비가 많이 온다니 농사걱정은 없고 도리어 홍수가 날 염려가 있으니 이를 미리 방비해야겠다』면서「메모」지에다『춘수만사택』이라는한시 한귀절을 써보이기도.
한편 전주제지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박대통령은 생목으로 부터 종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살핀뒤 책임자에게『활엽수로 종이를 만들 수 있느냐』『이태리「포플러」는 언제부터 제지용으로 쓰게되느냐』는 등 제지원료의 국산화에 관심을 보였다.【광주=이억순기자】
○…『국회에까지 북괴간첩이 침투해서 암약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밝히면서 숨길게 뭐 있갔시오』-. 김규남의원이 관련된 간첩사건을 발표하면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그동안 항간에 떠돌던 소문이 몹시 불쾌하다는 표정이었다.
『김일성이 미국 정찰기를 떨어뜨리고, 별의별 수를 다써서 간첩을 침투시키고 있는것은 전쟁준비를 끝냈다는 얘기』라면서『이런 판국에 있는것을 없는것처럼, 없는것을 있는것처럼 꾸밀 필요가 없다』고했다.
주동자인 박대인은 정부의 어느 요직에 취직하려했다는 풍문도 나돌았는데, 사실은 요직을 준다는 미끼로 영국에 있는 그를 국내로 유인했다는 것.
○…현역의원인 김규남이 간첩단 사건에 관련됐다는 사실이 발표된 14일 아침 국회주변에는 충격과 분노가 넘쳤다.
김택수 공화당 총무는『공화당소속의원이 간첩죄로 의원직을 사퇴하게된데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했으며『재일교포출신에 대해서는 엄밀한 신원파악을 해야겠다』는 것은 이병희부총무의말.
한편 신민당소속의원들도 이사건에 분을 참지못하는듯 김영삼총무는『다음국회에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따져 그러한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는지를 가려야겠다』고 별렀다.
○…신민당의 주류 비주류의 과열된 조직경쟁은 폭력사태로 번져 말썽. 사건의 발단은 12일 당기위에서 서산지구당 개편대회때 난동을 부린 비주류계청년당원 징계를 논의할때 징계대상이된 임명산씨등 청년당원들이당함에 몰려와 당기위를 방해하고 만류하는 이의영서무부장에게 집단폭행.
사건은 고흥문사무총장의 사표제출과 유치송씨등 몇몇 국장과 부화장의 당무「보이콧」으로 번졌는데 전총재는 이보고를 듣고 책상을치며『이러한 폭력배들은 3선개헌의 방조자』들이라고 분격하면서 15일필동자택에서 당기위를 직접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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