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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방한 앞둔 「말레이지아」국왕 이스마일·나시루딘|갈홍기 대사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말레이지아」의 「이스마일·나시루딘」국왕이 오는 29일 한국을 친선방문하게된다. 이번 방문은 66년 박정희대통령의 「말레이시아」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말레이지아」의「나시루·딘」왕에 대한 이야기를 동남아 수출진홍회의에 참석, 귀국한 갈홍기주「말레이지아」대사에게 들어봤다.
면적 33만3천평방킬로에 인구9백천만의 이 연방국은 복합민족 국가로 마래인 45%, 중국인계 35%, 인도계가 10%가량 된다.

<13주지사가 호선>
왕이라고는 하나 세습제가 아니고 13개주의 「설탄」혹은 지사들이 모여 호선하며 임기는5년이다.
「나시루딘」왕은 「말레이지아」반도 동북해안에 위치한 「트렝가누」주의 「설탄」출신. 「설탄」이란 회교권에서 사용하는 교장의 뜻으로 정치와 종교의 최고권위이지만 지금은 의회제도가 활용되어 그권한도 많이 위축되었다 한다.
올해 62세인 「나시루딘」왕이 제4대 국왕으로 즉위한 것은 지난 66년4월11일. 대관식이있기전까지 맡고있던 「트렝가누」주 「설탄」 자리에는 맏아들을 섭정으로 임명했다.

<총선앞두고 분주>
갈대사의 말에 의하면「나시루딘」왕은 사진과 낚시·「골프」가 취미며 그 수준은 「프로」급이라는 것. 갈대사는 박대통령과 「나시루딘」 국왕의 우정이 특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5월10일에 실시되는 이 나라의 총선거 때문에 왕은 몹시 분주한데도 예정대로 방한하는 것이 이 『특별한 우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사가 전하는 「특별」을 증명하는 본보기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면 「나시루딘」왕의알견실에는 「말레이지아」를 방문한 각국 원수들의 사진이 그때 그때 벽에 장식되곤 하는데 박대통령내외분 사진만은국왕의 알현석 바로 옆의 책상위에 『국왕의 명』에따라 『언제나 고정되어 있다』는 얘기다.

<알견실어 「특대」>
이때문에 외국대사의 신임상 제정식이나 주지사의 임명장 수여식 사진이 신문에 나면 박대통령 내외분의 사진이 함께 나오기 마련이어서 처음에는 마래 국민들이 어리둥절해 하더라고. 「라자·페르마이스리」 왕비는 올해 40세. 「나시루딘」왕과 결혼한 것은 16세되던 44년4월3일.
가정적인 성품이면서도 여권신장 운동에는 언제나 앞장을 서왔기 때문에 회교국 특유의 억눌린 생활을해 오던 마래 여성들로부터 우상처럼 존경을 받고 있다. 여학생시절부터 즐기던 「배드민턴」 외에 낚시·생화 가꾸기등이 취미며 갈대사만 만나면 「마담육」의 근황부터 물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육여사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는 애기다.

<교포들 숨은 노고>
그러나 이러한 『우정』과 『친밀』이 있기까지에는 현지교포들의 숨은 노력이 큰 역할을했다고 갈대사는 말했다.
현재 「말레이지아」에는 의사 40명을 포함하여 모두 2백50여명의 교포들이 각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마래 사람들은 「한국인」이라고 하면 금고열쇠라도 맡길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신용을 얻고있다고 한다.
이나라 경우는 교환교수로 와있던 한국인 교수들에게 자진해서 영주권을 주는가하면 계약기간이 끝난 한인의사들의 계약연장을 보건행정의 제1시책으로 삼을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여의사 최정선씨 같은 분은 왕실의 이비인후과 전담의로서 신임을 받아 왕실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심었고 교포들의 활동이 두나라와 우리나라 원수들의 우정의 터전이 되었다고 갈대사는 말을 맺었나.<홍사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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