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황제샷 이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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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와 함께 가랑비가 내렸다. 검은색 상.하의 차림의 타이거 우즈(미국)는 짜증스런 표정으로 페어웨이에 고인 물을 내려다봤다.

"제기랄, 두달 만에 필드에 나오는데 하필이면 비가 오다니…. " 입으로는 연신 투덜거리면서도 스윙은 한샷 한샷 신중하기가 그지없었다. 몰려드는 갤러리를 피하기 위해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40분에 시작한 연습라운드는 2시간 만에 끝났다. 우즈는 "비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우려했던 무릎도 괜찮고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뷰익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이틀 앞둔 12일(한국시간)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연습라운드의 화두는 단연 '타이거 우즈'였다.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기 위해 60여명의 갤러리가 따라붙었고, 다른 선수들도 우즈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난해 12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공식 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페어웨이 안착률 1백%를 기록했고 그린을 놓친 것은 단 두차례였다.

특히 18번홀(파5)에선 드라이버샷을 3백m 이상 보낸 뒤 3번 우드로 공을 홀 3.6m 거리에 붙여 갤러리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연습 라운드를 가진 토마스 비욘(덴마크)은 "우즈가 평소의 기량만 발휘한다면 다른 선수들이 그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즈는 14일 오전 3시 북코스 1번홀에서 이안 리갓(캐나다).필 타토랑기(뉴질랜드)와 함께 올시즌 첫 라운드에 나선다. 최경주(33.슈페리어)도 같은 시각 남코스 10번홀에서 비제이 싱(피지).브래드 팩슨(미국)과 함께 티오프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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