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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하는 고려한경|가장많이 읽히는법화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번국보급고려은니사경1질과안중근의사의 친필족자3점이 고국에 돌아오게된 것은 일본에있는우리교포들의 고국에대한정성으로이루어진것임이알려졌다.
한·일협력위원회의한국대표로 참가했다가 지난25일 귀국한 이홍직 (고대박물관장) , 황수영 (동국대박물관장)두교수는 27일 이고려사경의 문화재적 가치와 그 입수경위를 다음과같이 밝혔다.
원래 전남 분암 도갑사에 보존돼있던 고려사경이세상에 알려진것은 한말 대한제국의 의뢰를받고 전남일대의 고적조사를하던 일인 사학자「세끼노·데이」(관야정) 씨에 의해서였다.
「세끼노」씨는 이 은니사경 7권1질이 도갑사에 완전히 보존돼 있는것을 발견하고 특별보고서까지 작성, 정부에 그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사학계가 그의보고서를 토대로 은니사경의 보존상태를 조사한것은6·25직후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 사경은 이미 도난당하고 없었다. 1959년 한·일회담의 문화재분과위원으로 참석했던 이·황두교수는 이 사경이 교포 장석씨 (당시52세) 에의해 보관돼있다는 소식을듣고 직접찾아가 조사한 결과, 7권의 경 뒷면에 먹글씨로 「분암도갑사」 또는 「월출산」 이라 적힌것을 보고「세끼노」씨의 보고서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그때 장씨의 말로는 자신이 불교신자였기 때문에2, 3년전 어떤 일인 골동품상으로부터 이불경을 입수, 아침저녁으로 향화를 피우고 모셔 오는것인데 언젠가는 고국에 기증하겠느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그후 여러가지 방법으로 국내반입을 연구했으나 실현되지못했다.
이번 한·일 협력위에 참석했던 황교수는 지난24일지면인 교포실업가 김대현씨(42·개성출신)를 만나이같은 사실을 말하자, 김씨는 즉시 병중인 장씨를찾아가 이 은니사경을 매입, 25일 주일한국대사관에전달한것이다.
개성상업과 동국대를 졸업하고 약20년전 도일, 무역업을하고있는 김씨는 이국보급 문화재의 매입액수를 일절 밝히지 않을뿐아니라 엄민영대사에게 전달할때도 자신의이름으로 기증한다는등의 조건을 붙이지않고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극히드문 마지 (마지) 로된 이불경은 신라이후 가장많이읽히는 법화경으로 7권이완전히 짝을 갖추었고 보존상태가 매우좋으며 연대와 전래장소·발원·관계인명이 뚜렷하다는점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한결높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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