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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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3일 공산당은 월남전역 1백25개도시에 대해 단폭이후 가장 큰 규모의 포격 및 지상공격을 감행한것으로 알려졌다.
공산군의 공세는 24일에도 계속되어 적어도 75개 도시의 군사목표가 공산군의「로키트」 및 박격포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공산군의 기습공격은 그들 전략전술의 상투적인 방법이다. 「파리」협상이나 미국의 단폭조치에 아랑곳없이 공산군이 대규모의 공세를 취했다고 해서 그것은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다. 공산군의 공격으로 월남의 현전세가 동요될것도 아니고 변모될것도 아니다. 공산군은 이번 공세에서 다시금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시기적으로 공산군의 공격은 「파리」협상의 교착, 「닉슨」대통령의 「파리」방문과 더불어 이루어질 미월전략회담, 오는 3월에 예정된 「레어드」미국방장관의 월남방문등을 앞두고 감행되었다. 전기한 시기와 때를 같이해서 공산군은 그들의 손해보다도 대도시를 공격했다는 심리적·선전적효과를 더욱 노리고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손해를 불문하고 발악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하노이」간부들은 이러한 공세와 더불어 미 월측으로부터 속보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아래, 「파리」협상에서의 강경한 태도와 일치해서 도시공격을 취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즉 전쟁의 계속과 비타협적인 태도로써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보겠다.
1년전 구정공세가 있었을 때, 그것은 미국내의 일부여론을 자극하여 마침내는 「존슨」대통령의 부출마와 북폭제한이라는 3·31성명의 한가지 동인이 되었다고 간주되고 있다. 이번공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미국으로서는 그 어떤 동요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거듭되는 공산군의 공세에 있어 주목할 것은 그 책략의 목적을 관통하는 것이며극도에 달한 적측상황을 간파하는 것이다.
작년 구정공세, 또는 작년 5·5공세와 더불어 월맹군은 그 병력의 대부분을 손실했었다. 동공세는 민중봉기를 목적했지만 그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쟁의 계속과 더불어 「하노이」의 궁핍생활은 더해가고 있으며 생산은 감소되고 불만은 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의 계속으로 곤란해지는 것은 다름아닌 「하노이」당국이며, 「하노이」의 인내력이 한계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하노이」가 그들 민중의 「반정부 궐기」를 두려워하고있는 증거가 전해지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월맹은 협상에서나 전쟁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미국정부에 대해서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타협하라는 적지 않은 압력을 안팎으로 받고 있다는 것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맹은 「닉슨」정부가 월남정책을 확립하지 못하고있다는 점에서 우선 그 향방을 시험해보기 위해 이번 공세를 취했을지도 모른다. 「닉슨」행정부는 성급한 전쟁의 해결을 서둘러서는 안될 것이다. 그 기미가 보일수록 공산측은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닉슨」정부는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월남의 적화를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결의의 표명과 더불어 공산군공세에 상응한 보복조처로써 그것을 분쇄해야 한다. 그 길만이 월남전쟁의 명예로운 해결의 첩경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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