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핵폐기물 지하탱크 누출…정부는 '쉬쉬'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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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는 워싱턴 주의 핸포드 핵시설 지하 탱크에서 오염수가 지난 수개월 동안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이에 대한 피해사실을 축소하고 있는데다 오염제거 작업도 지연되고 있어 우려와 비난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177기 지하탱크 중 1기에서 지금까지 약 570~1140리터의 오염수가 누출되고 있다.

주정부는 시설 부근에 강이 흐르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탱크는 강물과 떨어졌기 때문에 오염수가 강에 유출될 우려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정부는 “지금까지 탱크 부근 우물의 방사선량은 변하지 않았다. 오염수는 당분간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주변 거주민들의 건강에도 곧바로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지하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조속한 오염제거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설 지하에는 오염수를 함유한 약 170만 리터의 방사성 물질이 저장됐으며 과거에도 오염수가 누출된 적이 있다. 특히 탱크는 내용연한을 넘긴 상태로 이번에 누출이 확인된 탱크를 포함해 149기는 구조가 특별히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핸포드 핵시설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폭의 플루토늄을 제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핸포드 핵시설은 1989년 폐쇄될 때까지 미국의 핵전략을 뒷받침했지만 방사성물질에 대한 부실관리가 드러나면서 미국에서 방사성오염이 제일 심한 시설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핸포드 핵시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부 장관은 20일 현장을 방문해 오염시설 작업을 둘러보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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