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농민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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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농사는 천하지대본」. 산과 들에 봄은 다시 오지만 빚 좋은 개살구라 더니 곡가와 물가는 맞지 않고 농사소출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이다.
「유럽」의 어느 명사는 『우리나라를 망치게 하는 것은 적국이 아니라 황페한 땅이다』 라고 역설하였다는 말이 있다.
정부에선 해마다 거액을 들여 식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반수는 말라 버러고 살아 남은 것도 삭삭 도려다 때는 무지한 손들이 녹음이 우거지도록 두지 않는다. 그러기에 약간의 가뭄만 들어도 논바닥은 개아가리 벌려지둣 하고 갈라진 틈새를 채올 만큼의 비가오면 홍수를 겪게 마련이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야 짜다고,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주장이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니 현대화·농민상을 구호에서 실천으로 옮길 수 없을까. 육축과 젖소를 길러 우유를 짜고 개량양잠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편 분뇨에서「메단개스」를 만들어 연료로 한다면…. 그리고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서울로만 마음를 쏟고 어깨가 축 늘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김응만·경기도 안성군 보개면 불현리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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