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혈압, 관리 잘하면 합병증 걱정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날씨가 변덕스럽다. 맑고 따뜻하다가도 갑자기 비가 내리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 고혈압 환자는 이런 날씨를 조심해야 한다. 혈압은 날씨·운동·식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고혈압 관리에 소홀하면 뇌혈관질환·신장질환·망막병증·신경병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부른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이 찾아와 더 위험하다. 뇌졸중·심근경색증 같은 고혈압 연관 질환은 한국인의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혈압을 꾸준히 잘 관리하면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때문에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140/90㎜Hg 이상이면 고혈압이다. 특히 혈압이 120/80㎜Hg 이상일 때, 수축기 혈압이 20㎜Hg 상승하거나, 이완기 혈압이 10㎜Hg 높아질 때마다 심혈관계 사망률이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고혈압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혈압 약을 꾸준히 챙겨먹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고혈압에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이 겹친 환자는 평균 2~4개의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

 다행히 최근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하나로 만든 복합제가 나와 복용 편의성이 높아졌다. 혈압이 많이 높은 환자는 처음부터 두 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같이 처방해 혈압을 낮추는 게 추천되기 때문에 최근 복합제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혈압에 널리 쓰이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성분의 고혈압 약인 로자탄과 칼슘채널차단제(CCB)인 암로디핀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 제2기 고혈압 환자의 초기 요법에 쓰이고 있다.

 ARB는 심근경색증·심부전이 있거나 당뇨병·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치료제다. CCB는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춘다. 이 두 가지 치료제의 병용요법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우수하면서 부작용도 낮은 게 장점이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선 치료제 복용에 앞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금연·체중감량·절주·규칙적인 운동·식사요법을 꾸준히 시행하면 약물 치료에서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고혈압 약을 한 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한다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고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를 본다.

효과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고혈압 치료제를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올바른 약 복용을 통해 혈압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