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국! 오~ 4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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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맏형 홍명보가 투벅투벅 걸어왔다. 그리고 세차게 달려 공을 찼다. 골키퍼와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골 포스트 상단에 박혔다. 그리고 그물이 출렁거렸다.

세계 4강이다. 이건 기적이다. 믿을 수 없다. 무슨 말로 이 기쁨을 설명하랴.한국이 해냈다. 드디어 해냈다. 모두가 울었다. 그리고 모두가 승리자였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미국과 이탈리아전에서 두 번씩이나 실패했던 패널티킥. 그러나 이번만큼은 한국 편이었다. 그 믿음엔 ‘거미손’ 이운재가 한방 해줄 거라는 굳은 믿음도 있었다.

한국이 스페인과의 배 싸움에서 승리했다. 히딩크號가 무적함대를 물리쳤다. 드라마도 영화도 이런 각본은 쓸 수 없을 것이다. 5-3 승부차기 승.

경기가 끝나고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자신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듯이….

한국이 스페인과의 쇠심줄 같은 120분 혈투(血鬪)끝에 ‘난적’ 스페인을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스페인과 전후반 공방전을 펼쳤으나 득점없이 마치고 승부차기끝에 5-3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황선홍-박지성-설기현-안정환-홍명보로 나선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반면 스페인은 4번째 키커 호아킨이 이운재의 ‘거미손’에 막혔다. 한국이 5명 모두 성공시켰기 때문에 스페인의 마지막 키커는 찰 필요도 없었다.

한국은 오는 25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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