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전두환 추징법, 전두환에 면죄부 줄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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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13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특강에 앞서 '전두환 추징법' 제정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징수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계속 법을 만들 정도로 우리 법률체계가 허술하지 않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김문수 지사는 "특별법 이전의 법(현행법)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법 제정으로 그간의 행위가 합법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특히 사회적 이슈가 된 전직 대통령의 불법재산 환수 문제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든 누구든 법에 정해진 대로 공평하고 엄정하게, 또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신속하게 처리할 문제이고, 이는 더 말씀드릴 필요가 없는 당연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지사의 이 같은 지적은 국회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보다는 국민정서를 업고 인기몰이를 위해 불필요한 법안을 만들어 오히려 추징에 혼선을 주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 김문수 지사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 ‘김문수 지사가 전두환 추징을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의 낚시성 기사를 쓰면서 네티즌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김 지사의 이날 전남도청 방문은 지난달 20일 박준영 전남지사가 경기도청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이날 김 지사는 전남도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치와 분권, 소통과 협력 시대를 열자'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대불산업단지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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