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필 형님도 열심이신데 … 정신 번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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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래 이렇게 열심히 앨범을 만든 적이 없어요. 용필 형님도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내가 설렁설렁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가수 이승철(47·사진)이 4년 만에 11집 앨범 ‘마이 러브’를 내면서 12일 서울 삼성동 녹음실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11집의 10을 빼면 1집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제가 원래 뮤직비디오에도 돈 쓰는 사람이 아니예요. 그런데 집사람이 조용필 형님을 보면서 ‘당신은 뭐 하는 거야?’라며 무조건 차은택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는 거예요. 결국 용필 형님이 엄청난 영향과 지침을 주신 거죠.” 평소엔 한두 번 노래를 부르고 끝냈다면 이번 녹음은 10번 이상 불러 완성했다.

 “앨범에 실린 건 9곡에 히든 트랙까지 10곡뿐이지만 편곡해서 녹음까지 마친 곡이 60곡쯤 됩니다. 그래서 총 제작비가 5억원 정도 들었어요.” 14일 발매될 앨범은 ‘센슈얼리즘’이란 제목을 단 11집의 파트1이다. 센슈얼리즘은 젊은 감각에 절제를 추구한 곡의 모음 이다. 파트1의 9곡 가운데 7곡이 ‘긴 하루’의 전해성 작곡이다. 외국 작곡가들의 곡은 거의 버렸다. “요즘 K팝이 대세 잖아요. 한국 가요가 그만큼 발전된 만큼 외국에서 곡 받는 건 이제 회의적이지 않나 합니다.”

 나머지 2곡은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 08학번 학생이 쓴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 해’다. 신선한 감각이 눈에 띄는 곡이다. “ 동아방송대에서 학생들이 만든 곡을 40곡쯤 보내줬는데 당장이라도 쓸 만한 곡이 30곡쯤 되더라고요. 지금 가요계엔 가수보다 작곡가가 적은데 이들을 발굴하면 신선하고 좋은 음악이 계속 나올 것 같아요.”

10번째 히든 트랙으로 한응재 목사가 지은 CCM(대중성가) ‘소원’이 담긴 것도 흥미롭다. 그가 ‘정신적인 지주이자 이정표’라 부르는 부인 박현정(49)씨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승철은 29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11집 발매 기념 콘서트 ‘보이스 비치’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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