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날숨] “두 사람이 하나 된다는 건 감정에 치우친 헛소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26호 30면

▶“사랑은 초콜릿 같아서 너무 빨리 먹으면 달콤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고, 너무 천천히 먹으면 남은 부분이 녹아버린다. 사랑은 술과 같아서 너무 급히 마시면 쉽게 취할 뿐 아니라 위장을 상하게 하고, 너무 천천히 마시면 그 짜릿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제때에 적절하게 사랑을 먹고 마시지 못하면 제때에 증오를 먹어치울 수도 없을 것이다. 그대로 버려둔 사랑은 술 지게미처럼 급속히 변해서 역한 냄새와 함께 독성을 품을 것이고, 이는 사람의 마음과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무무 『일생을 살아도 소중한, 하루』

▶“사람들이 결혼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그들의 배우자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온전한 완전체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거예요. 착각이죠. 다른 사람과 자신의 일부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완전한 사람이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그 관계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말죠. ‘결합한다’거나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말은 감정에 치우친 헛소리일 뿐이에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성을 굳이 결합시키지 않고도 얼마든지 함께 살 수 있고 상대방에게 헌신할 수 있어요. 원자를 결합시키면 큰 폭발이 일어나고 말죠.”

-D.A. 샤피로 『어느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

▶“40대에 시각을 상실한 알린 고든은 언어와 묘사력을 갈수록 중요하게 여겼다. 이 능력이 시각적 표상능력을 전에 없이 자극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볼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중략)그녀는 함께 여행한 사람들이 그곳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자신이 그 상세한 묘사와 직접 읽은 것, 자신의 시각적 기억을 모두 합쳐 어떻게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를 구상했는지 이야기했다. ‘제가 질문을 던지면 친구들은 보지 못할 뻔한 것을 발견합니다. 눈이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올리버 색스 『마음의 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