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수급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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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8월말 현재의 외환수급계획 집행실적은 1억7천만「달러」의 지불초과를 시현시키고 있어 외환수급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한다. 연간 계획적자를 3천5벡만「달러」로 잡은 올해 외환수급계획은 이로써 재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할것이다.
이와 같이 외환 수급계획이 차질을 가져오게 된 원인을 시급히 따져서 불건전한 요소를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의 외환수급은 더욱 흐리게 해지지 않을수 없을것같다. 때문에 성수기라할 연말까지의 물자공급은 오히려 줄어들 공산이 짙어졌다할 것이다.
외환수급전망이 악화되면 그것은 곧 수입상품가격에 작용하게되는 것이며 다시 환율에 반작용하는 것이므로 앞으로의 정책여하에 따라서는 물가및 환율에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기 쉬울 것갈다.
우리가 걱정하는것은 외환지불의 초과현상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에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주목을 끄는것은 외환 수불의 계획차질율이라 할것이다. 외환수취는 8윌말 현재로 계획의 63%에 불과한데 지불은 78·4%나 된다는 사실은 매우 염려스러운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외환수취가 계획보다 저조한 반면, 지불은 계획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면 결국 연말까지의 지불초과는 확대되어야한다는것을 뜻하게 되고 외환보유고는 크게 줄어야하겠기 때문이다.
더우기 연불수입이나「유전스」수입의 연간한도를 이미 거의 소진하다시피한 실정이므로 외환수급계획의 차질을 메워줄 여지는 연불수입이나「유전스」수입한도의 확대, 또는 외환보유고의 격감밖에 없다할 것인데 그 중 어느 경우이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연불수입이나 「유전스」수입한도의 확대는 결국 오늘의 모순을 내일로 연기하여 더욱 커다란 모순을 유발시킬것이며 반대로 외환보유고를 격감시키는 경우에는 국내경제의 모순을 격화시킬것이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지불초과를 외환보유고의 감소로 메우는 경우 원화창조 기능을 발휘하던 해외부문은 통화환수작용으로 전환될 것이며 그것은 해외부문에서 창조된 통화로는 금융기관예금의 감소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외환에서 창조된 예금으로 대출을 엄청나게 확대시켰는데 이제 예금이 외환보유고의 감소로 줄어야한다면 결국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지 않을수 없게되고 따라서 원하든 않든 한은의 재할이나 차입증대를 허용하는 상태가 불가피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선택할수있는 어느 경우를 가정해도 심각한 문제점을 제기시킬 만큼 외환수불동향이 악화된 것이라면 앞으로의 대책은 종래와 같은 임시방편적인 것이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외환수급은 솔직이 말하여 투자·개발·외자정책등과 같은 기본정책의 산물이지 결코 원인이 아닌것이므로 오늘의 외환사정을 개선하는데 있어 그러한 기본정책을 재조정하지 않고서는 문제점을 개선할수 없을것이다.
지나친 의욕이 항상 외환문제에 부딪쳐 좌절되곤하는 후진국일반의 성장정책이 반드시 먼 나라의 타산지석만은 아님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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