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집에 보낸 프랑스 청년 송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조 윌프리드 송가

‘마침내 송가의 노력이 보상받았다’(레퀴프), ‘송가가 페더러를 KO 시켰다’(르 피가로), ‘프랑스의 잃어버린 희망을 송가가 깨웠다’(유로 스포츠)…. 조 윌프리드 송가(28·프랑스·세계랭킹 8위)를 향해 쏟아진 프랑스와 유럽 언론의 찬사다.

 송가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3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2101만7000유로) 남자단식 8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2·스위스·3위)를 3-0(7-5, 6-3, 6-3)으로 꺾었다. 송가는 2004년 프로 입문 후 처음으로 이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프랑스는 자국 대회임에도 1891년 창설 이래 남자 단식에서 마르셀 버나드(1946년)·야닉 노아(1983년) 두 명의 우승자만 배출했다.

 2000년대 들어 남자 테니스는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26·세르비아·1위), 앤디 머레이(26·영국·2위), 라파엘 나달(27·스페인·4위) 등 ‘빅4’가 군림하고 있다. 한때 송가도 ‘빅4’의 언저리까지 올라섰던 적이 있다. 무명시절이던 송가가 호주오픈 결승까지 올랐던 2008년 때다. 조코비치를 만나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전문가들은 송가가 페더러·조코비치·나달과 함께 빅4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송가는 허리 디스크, 무릎 부상이 이어지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어느새 빅4의 한 자리는 경쟁자 머레이의 차지가 됐다. 송가에게는 ‘만년 다크호스’라는 꼬리표만 따라다녔다. 그래도 송가는 “누구도 부상 없이 테니스를 할 수 없다”며 항상 웃었다. 적극적인 공격을 즐기고 승리하면 코트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개구쟁이라 팬들이 많다.

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