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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수수료 없이 인터넷으로 가입

중앙일보

입력

 세계 보험시장이 변하고 있다. 설계사를 만나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종이 계약서에 날인을 하는 보험 가입이 줄어들고있다. 대신 온라인을 통해 직접 상품을 선택, 가입할 수 있는 간결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내 보험사들도 점차 다이렉트 보험의 비중을 높여가 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 생명보험으로 다이렉트 보험 가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보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보험 설계사’일 것이다. 전통적인 보험 판매방식은 설계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가입을 권유하고 계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보험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인터넷 등을 통해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고 보험을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에 주목하고 있다. 설계사 없이 인터넷으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완결형 보험으로, 설계사 수수료와 운영비 등의 사업비 절감을 통한 저렴한 보험료가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다이렉트 보험이 인기를 끌어 왔으나 최근에는 생명보험 영역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다이렉트 보험 시장이 일찍 형성됐다. 미국에서는 다이렉트 보험이 전체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합쳐 약 10%에 이를 정도로 발달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에서 가입자와 보험회사가 직접 계약하는, 이른바 직판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14%에 달한다.

 또한 세계 2위 보험시장을 보유한 일본에서는 2008년 ‘넥스티아(NEXTIA)’와 ‘라이프넷(LIFENET)’의 2개 다이렉트 생명보험 회사가 등장했다.

 특히 라이프넷은 설립 이후 연평균 172.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성공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상품구성, 온라인 채널 활용 등을 통해 인터넷에 익숙한 2030 젊은 층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다이렉트 보험이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는 것이다. 많은 문서에 일일이 서명하고 수령하는 일이 사라졌으며 설계사와 대면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일반 보험과 동일한 보장 내용에 보험료도 합리적이어서 실속파를 중심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KDB생명이 지난해 말 ‘KDB다이렉트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완결형 다이렉트 생명보험시장의 문을 열었다. 합리적인 보험료에 필요한 보장을 담은 정기보험·암보험·어린이보험·연금보험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불필요한 특약과 중간비용을 제거한 저렴한 보험료를 자랑하며, 정기보험과 암보험의 경우 30세남성 기준 월 1만원 안팎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 있으면 원스톱 가입 가능해져 이처럼 다이렉트 보험을 통해 기존 보험 가입 방식이 어려워 설계사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편견을 타파하고, 핵심 보장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상품을 통해 쇼핑하듯 쉽게 보험 가입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보장내용 확인부터 가입·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생년월일과 성별을 입력하기만 하면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실시간 보험료 확인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다이렉트 보험이 맞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이라는 채널만 통하고 결국 설계사를 거치게 되는 보험들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형 생명보험사들도 온라인 자회사를 설립하고 다이렉트 생명보험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생명보험 상품이 다이렉트 보험으로 변신하는 것은 당분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과도한 광고나 마케팅을 지양한 대신 상품의 강점을 통한 입소문과 지인 추천을 통해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DB다이렉트 보험의 경우 하루 신규 가입 건수가 100여건을 넘어서는가 하면 하루 최대 7000여 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임직원복리후생을 위한 법인 단체의 자발적 보험가입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KDB생명은 이 덕분에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고 산업통상부가 후원한 ‘2013고객사랑브랜드대상’에서 다이렉트 보험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KDB생명 다이렉트사업팀박장배 팀장은 “온라인을 통한 다이렉트 보험 시장이 생명보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보험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저렴하게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을 갖춘 다양한 보험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일러스트="이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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