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워싱턴 포스트 고위정책 원탁회의] 韓·美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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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미.북한 문제 고위정책 원탁회의에서는 한국 내 반미감정과 양국 관계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한국의 촛불시위에 관심을 표명했고, 한국 측 참석자들은 촛불시위가 미국 일부에서 느끼는 것처럼 극단적인 반미 시위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승주(韓昇洲) 고려대총장은 "촛불시위가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반미 시위는 아니다"며 "시위에 나선 한국 젊은이들이 미군 주둔을 원하지 않았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방미 특사단으로 나섰던 유재건(柳在乾) 민주당 의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여중생 두명의 사망사건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고, 盧당선자도 촛불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에게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柳특사는 盧당선자에 대한 미국 보수 정계의 우려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인권 변호사 출신인 盧당선자는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미국이 군사정부를 지원했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은 이미 바뀌었다"며 "당선자는 이미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에서 한.미 동맹은 매우 중요하며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반미감정 고조로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 측 참석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처드 루거 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보도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무책임한 견해인 만큼 더는 얘기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존 록펠러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미군 철수는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동조했다. 柳의원은 "盧당선자는 주한미군 주둔은 필요하며 남북 통일 이후에도 미군 주둔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은 "80년대의 화염병.쇠파이프 거리 시위와는 달리 이번에는 젊은이들이 촛불로 의사를 표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반미감정은 미국에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洪회장은 "우리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는 향후 한국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미 관계는 향후에도 튼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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