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15년…그날의 전장|일선 지휘관들의 회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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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휴전이 성립되기 직전, 한치의 땅이라도 더확보하기위해 피아간 치열한 전투틀 벌이고 있었다.
나는 이때 을지부대의 수색중대장으로 최전선에서 북괴군 제45사단과 맞서 있었다.
내가 있던 전선은 강원도 인제군의 북정상리. 바른쪽엔 고성으로 흐르는 남강이, 왼쪽엔 소양강의 원류가 있고 38선을 깊숙이 북상한 지점이었다.
휴전되기 한달전인 6월1일 밤10시쯤 적은 인해전술로 공격을 시도했다. 피비린내 나는 육탄전을 벌인 끝에 적은 2일상오 2시쯤 막심한 손해를 입고 일단 후퇴했으나 2시40분쯤 다시 8l2고지를 공격해왔다. 우리는 백병전을 벌였으나 수가많은 적은 마침내 812고지를 침범하고 말았다.
사단에서는 이 812고지를 다시 뺏기위해 2일새벽6시 37연대1대대를 투입했으나 9부능선에서 저지당했다. 계속하여 병력을 투입 8부 9부능선에서 하루종일 백병전을 벌여 처참한 현장을 이루었으나 날이 어두워지자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나는 이때 812고지앞 무명고지에서 적을 막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812고지에서 약1천미터 떨어진 이고지는 적에게 거의 재압당해 낮에는 동굴속에 갇혀 있어야 했고 포탄에 뒤범벅된 먼지가 허리까지 차 걸어 다닐수도 없었다. 나에게 공격명령이 내린것은 6월3일 5시였다. 초월공격으로 812고지를 점령하라는 것이다.
공격은 주도하게 진행되어 고지 정상50미터지점에 이르렀으나 적의 맹렬한 역습에부딪치고 말았다. 나는 이때 적탄에 맞아 의식을 잃고 이동욋과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의식을 찾았을때 812고지는 적의 수중에 있었고 이를 탈환하지 못한 원을 남긴채 7월27일을 맞았다. 군사분계선이 그어질 때 812고지는 분계선 북쪽으로 들어가버렸고 지금은 척적이 GP로 이용하고 있다. 휴전된지 15년. 해마다 휴전기념일에는 언젠가는 812고지를 되찾아 그싸움에서 젊음을바친 전우의 원한을 풀어주려는 결의를 새로이 하고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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