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정 일원화와 방송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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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랫동안 찬반양논의 시비가 엇갈리고 있던 문화행정의 일원화가 마침내 열매를 맺을단계에이른 것 같다. 즉 문화계 일부의 오랜 염원이었던 문화공보부(가칭)의 신설이 8월까지는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금까지 문교부에 속해있던 문화예술행정을 공보부로 이관, 다시 공보부를 문화공보부로 개칭키로 구상중에있다는 정부조직개편안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으로알려졌다. 문교부에서 공보부로 이관될 문화예술기구는 문화재관리국·국립박물관·문예체육국의 예술과발행과 및 예술원 등이며, 현재의 공보부방송관리국을 신설될 문화공보부의 외청인 방송청으로 만들고 공보부조사국 제3과의 대공관계업무를 그것 역시 신설될 국토통일월으로 옮기는 것 등이다.
우리가 보기로는 위와같은 구상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며 그것은 문화계·학계의 여망에 부응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그것은 첫째로 지금까지 문화의 보급과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창작활동의 여건조성등 방대한 문화행정업무를 문교부가 관장해왔던 것을 근본적으로 시정하여 우리의 문화계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겠기 때문이다.
문교부의 처지로서는 교육과 문화의 부자연한 분추를 반대한다하겠지만, 그동안 특히의 의무교육상의 제난관에 부딪쳐 실제로 교육부로서의 구실 밖에 해오지 못한 문교부로서는 할말이별로 없을줄 안다. 더욱이 급증하는 학교인구문제와 날로 그 비중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각종 사회교육활동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문교부가 교육부로 개편되고 문화행정이 일원화해야할필요성은 절실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원칙으로 말하더라도 문화행정은 어디까지나 그것자체로서의 독자성과 발전의 전망을 갖고있어야 한다. 특히 공업건설의「템포」와 그 보조를 같이 하면서 동시적인 발전의 궤도를 달려야 할 민족문화는 어느 구석에서 현재와 같이 서자 취급을 받을 것이 못 될 것임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기회에 우리는 현재 공보부내의 직속기구로 돼있는 방송관리업무를 방송청으로 하여 독립시키려는 구상을 또한 적극적으로 촉구하고자한다.
지금까지의 관영방송의 편향과 독선·공신력의 상실이란 몇가지 문제들은 이와같은 독립적인 기구의 설치로 어느정도 서정할 토대를 마련할수 있겠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설될 방송청은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같은 공영방송의 선례를 무엇보다도 거울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그것은 전국적인「네트워크」를 가지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재의 관영방송이그 본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가장 유력한 방편으로 될 수있겠기 때문이다.국영방송의 공신력회복의 문제는「매스·콤」의 사회적 책임에 비추어 이제 무엇보다도 절실한 국민적 관심사임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는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문화행정의 일원화가 결코 문화에 대한 새롭고 강력한 통제를 의미하지 못할것이라는 것을 못박아 두고자 한다. 만일에 문화의 성원을 기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보거나 조장행정의 영역을 한발짝이라도 넘어선다면 문화계는 도리어 공황 속에 매몰되고 말 것임을 새삼 일깨워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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