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가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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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국적으로 혹심한 봄 가뭄이 계속되어 보리농사와 수력발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여수·부산을 비롯 남해 일부 섬에서는 심각한 식수난이 벌어지고 있다. 갈수기를 넘어 해빙기도 지나 봄비가 내릴 계절이 되었으나 지금까지의 전국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의 반쯤밖에 안되어 한강등 전국의 큰강의 유하량도 부쩍 줄고있다.
새해 들어 비가 가장 적게 온 곳은 강릉. 평년 강수량이 1백48.9밀리인데 이날 현재 8.4밀리밖에 내리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봄농사는 혹심한 피해를 보고있는데 관상대의 예보로는 우리나라를 덮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가까운 시일안에 흡족한 비가 올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중앙관상대의 통계로는 평년의 경우 3, 4, 5월까지 중부지방에는 2백밀리, 남부지방은 2백50밀리의 비가 내리고 이중 1, 2, 3월 사이에 1백밀리 정도가 내리는 것이 정상 기상인데 올해는 평년의 반도 안되는 강수를 보이고 있다.
서울지방의 경우, 20일 현재로 80.3밀리가 내려야하는데 강수량은 46밀리, 인천은 81.3밀리에 34.8밀리, 강릉은 1백48.9밀리에 8.4밀리, 광주는 1백21.6밀리에 68.4밀리, 부산1백34밀리에 94.2밀리, 포항 1백26밀리에 29.9밀리, 목포 1백12밀리에 63.7밀리로 전국적으로 평년강수량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가뭄의 결과 작년부터 가뭄피해를 당하고 있는 영·호남지방의 부산·여수등 항구도시는 지하수가 말라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여수의 경우는 3일만에 한번씩의 격일급수로 목욕등을 마음대로 해보지 못한지가 오래다는 비명이다. 전남·경남지방은 작년 가을 가뭄대책으로 논에 보리를 갈았으나 자라지 못하고 또한 봄보리 파종기를 놓치고 있다.
또한 수력발전소의 「댐」수위가 급격히 내려가 한전측은 이미 계획발전에 들어가 있다.
한강계열의 「댐」은 그다지 지장이 없으나 화천저수지는 28일 현재 수위가 1백57.8미터로 최저수위 1백56.8미터보다 1미터의 여유밖에 없고 만수수위 1백81미터에 비해 25미터나 줄어들어 초당 유하량이 93톤 이상이던 것이 지금은 9.3톤으로 10분의 1로 떨어졌다. 평년의 경우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고 강수가 정상이면 이맘때의 화천「댐」 수위는 1백75미터 정도라는 것. 한전측은 이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30만킬로와트의 용량을 가진 수력발전계열의 전력생산이 18만킬로까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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