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생 아카데미상' 받는 이어송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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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송씨의 수상작 ‘윌’. 9·11사건을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기하학적인 느낌이 강하다.

스물두 살 한국인 유학생이 전 세계 영화학도들의 꿈인 학생 아카데미상(Student Academy Awards)을 수상한다. 미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은 캘리포니아 인스티튜트 오브 아츠(캘아츠) 재학생인 이어송(사진) 감독이 단편작 ‘윌(Will)’로 2013 학생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최종 수상자 3인 가운데 금, 은, 동상의 주인공은 시상식에서 가려진다. 시상식은 다음 달 8일 베벌리힐스 새뮤얼 골드윈 극장에서 열린다. 이 감독에게 소감 등을 들어봤다.

 - 큰 상을 받게 됐는데.

 “학생일 때만 받을 수 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 아직 확 와닿는 것은 없지만 프로페셔널의 세계, 특히 영화 분야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만족스럽다.”

 학생 아카데미상은 AMPAS가 미래 영화계를 이끌 영화학도들을 지원 하기 위해 1972년 만든 상. 이 상을 받은 유명 영화인에는 존 래스터·스파이크 리 감독 등이 있다. 장영웅·신석원·이문성 감독 등 한국인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도 이 상을 수상했다.

 - 성장배경이 궁금하다.

 “울산에서 나고자랐다. 가족 중에 예술 관련 일을 하는 사람도 없고, 어려서도 미술학원 같은 곳은 다녀본 적이 없다. 14세에 혼자 캐나다로 유학 와 거기서 중·고등학교를 마쳤다. 미술할 생각으로 유학 온 것은 아니었는데, 자라면서 그림 그리는 게 좋아졌다. 건축, 산업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고민하다가 캘아츠에 진학해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게 됐다. 현재 3학년을 마치고 잠시 휴학하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집잽(JibJab)에서 프로덕션 디자인 및 감독 일을 하고 있다.”

 - 작품 ‘윌’은 9·11 사건을 다루는데.

 “개인적으로 9·11과 연관은 전혀 없다. 친구와 9·11 사건을 다룬 책 『익스트림리 라우드 & 인크레더블리 클로즈』 를 읽고, 작품의 방향을 결정했다. 뉴욕에 직접 가 자료조사와 인터뷰도 하고, 관련 다큐멘터리도 찾아가며 1년 가까이 작업했다.”

 - 그림체가 기하학적이고 특이하다.

 “디지털의 특징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그래픽적인 느낌을 많이 주게 됐다. 단편이다 보니 상징적 이미지도 많이 넣고 싶었다. 캐릭터들의 형상에도 상징적 의미를 많이 부여했 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학생이니 졸업이 첫째 목표다. 졸업 후에도 대형 스튜디오보다는 더 많은 일을 직접 해보고 배울 수 있는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고 싶다.”

LA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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