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간호사' 환자 13명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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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검찰이 자신의 환자 중 어린이와 노약자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한 네덜란드 간호사를 기소했다고 법무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캐나다의 위니팩에 거주했던 루시 아자벨 퀴리나 드 버크는 1997년 2월부터 2001년 9월까지 살인 향연을 벌이면서 적어도 4명 이상을 더 죽이려고 한 살인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녀는 네덜란드 병원 4곳에서 가망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드 버크(40)는 작년 12월 체포된 후 구속되어 있는 상태다. 두달 전 지방 법원은 5월 17일부터 시작하는 심리가 끝날 때까지 그녀를 구속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수요일(현지시간) 언론에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1살미만의 영아와 64살부터 91살까지의 노인들이 피해자 가운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은 1997년 2월부터 2001년 9월 사이에 이뤄졌으며, 피해자들은 슈베닝겐 교외의 해변가 인근과 하규지역 등 3곳의 병원 환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드 버크는 간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녀가 교도소 병원과 어린이 병원에서도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에 의해 살해된 아이들 3명의 무덤은 지난 3월 부검을 위해 다시 파헤쳐졌다.

검찰은 그녀를 전형적인 정신질환자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녀가 청소년기에 아버지와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으며 후에 밴쿠버에서 윤락녀로 일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그녀가 죽음에 대해 동경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난 10년동안 7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포타슘과 모르핀같은 약품을 투여해 환자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무슨 질병을 앓고 있던 환자들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그녀의 행위는 명백한 살인이며 안락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으로 인정한 국가이자만, 이번 4월부터 발효된 안락사법은 안락사가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안락사가 관습적으로 허용되어 왔다.

최근 몇 년간 영국에서도 병원 종사자가 환자살해로 유죄 판결을 받아 온 나라가 두 번이나 홍역을 치렀다.

간호사 비러리 앨리트는 4명의 아이들을 살해하고 9명의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 사실이 밝혀져 92년 13년형을 언도 받았다.

가장 많은 환자를 연쇄적으로 죽여 '죽음의 의사'로 악명 높은 해럴드 쉬프만도 그의 환자에게 치명적인 헤로인을 투약, 살해한 혐의로 지난 2000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AMSTERDAM, The Netherlands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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