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포커스 (10) LG 트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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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큰 돌풍을 일으켰던 진원지임에도 감독교체에 따른 프런트와 팬간의 갈등을 야기시키며 여느 때보다 잠잠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아직 팬들과의 소원한 관계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예상외로 조용했던 스토브리그였다.

LG : 신바람 or 찬바람
2003시즌을 맞이하게 될 LG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2시즌 보여준 불 같은 투지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전략상승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겠지만, 신임 감독의 지나친 의욕과 전임 감독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는 업적이 더욱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어 결국 감독 교체 이후 달라질 팀 분위기가 자칫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감독이 물러나고, 신바람야구를 주창하며 94년 팀을 정상에 올렸던 이광환 감독체제가 다시 출범하면서 대체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투수+타자로 이끌었던 용병 체제를 타자+타자로 변환시켰다는 점이다.

그동안 LG의 장점은 기동력의 야구였다면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려줄 거포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용병 쿡슨의 수혈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스토브리그는 끝이 났다. 일단 잠실구장의 좌우 펜스가 다시 100M로 환원되면서 큰 홈런을 터뜨려 줄 선수 못지 않게 중거리타자가 더욱 필요한 시즌으로 볼 수 있다.

다른 팀처럼 적극적인 선수의 이동보다는 역시 그동안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던 선수들의 복귀와 정상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진 골격을 갖추었고, 좌타자 일색이었던 타순도 어느 정도 균형을 찾게 되었다.

연봉 협상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순탄하게 일사천리로 해결되고 있어 전력적인 열세를 상승세로 이어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투수 운용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90년대 이후 LG마운드의 핵심은 선발-미들맨-마무리투수로 이어진 투수 분업이 가장 잘 되었던 팀이라는 점에서 김성근 체제와 이광환 체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의 지난 2번의 우승에서는 선발체제가 확실했다는 점에서 스프링캠프를 통해 퀄리티 스타트 능력을 갖춘 선발진 구축이 이루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구원투수는 강해졌는데, 이상훈이 초반부터 팀의 마운드를 지키게 된다면 지난 97년 이루었던 구원왕 신화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고, 선발 투수들의 완투능력 부재로 이상훈의 체력적인 부담이 스프링 캠프를 통해 해결되어야할 과제를 남게되며 트윈스의 스토브리그는 마감이 되었다.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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