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맥도널드 P&G 부회장 "똑똑해요, 한국 소비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한국 소비자들은 어느 나라 소비자보다 똑똑합니다. 또 까다롭습니다."

최근 방한한 생활용품 회사인 P&G의 밥 맥도널드(52.사진) 수석 부회장. 한국 법인의 영업 활동을 점검하고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을 찾아 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한 그는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한국 고객은 제품의 효능과 가격 등을 다른 어느 나라 소비자보다 자세히 알고 있다"며 "인터넷의 발달이 높은 안목을 지닌 소비자를 낳았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 마켓'으로 한국을 지목하는 이유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1999~2001년 P&G 동북아지역 당담 사장으로 일했던 맥도널드는 "당시 이미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었지만,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온라인 쇼핑몰이 커지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P&G도 한국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다른 나라에서는 하지 않는 양방향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팬틴' 등 헤어케어 제품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받아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 결과 한국시장 점유율 1위(AC닐슨 조사)에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맥도널드 부회장은 한국의 대형 할인점이 미국 같은 창고형이 아니라 백화점에 견줄 만한 편의시설과 내부 인테리어를 갖춘 것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할인점들이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경쟁하다 보니 시설과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게 됐을 것"이라며 "P&G는 한국 소비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육사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80년 P&G에 입사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