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부동산 투자로 돈 버는 법 생각만큼 쉽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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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는 주식이나 뮤추얼펀드보다는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은 듯하다. 최근 미국 증시는 중동사태 소식, 유가폭등, 기업들의 실적 악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 등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11 테러 이후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주 가격은 아직 2000년 3월 고점의 절반에도 못미치며 스탠더드 & 푸어스 500(S&P) 지수의 주도주들도 26%가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주택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상승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분기별 평균 주택가격은 1979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이 연간 8∼10% 수준이었다. 집값이 오를 때는 실제로 투자된 현금(계약금과 주택저당대출 상환금)에 비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일례로 2001년 초, 20%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평균적인 주택을 구입한 경우 1년만에 23%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텍사스 A&M大의 부동산 전문가 잭 해리스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의 5%만 계약금으로 지불했다면 평균 수익은 최고 68%까지 상승한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그룹 뱅가드가 운용하는 인덱스 뮤추얼펀드(S&P 500 지수에 연동되는 뮤추얼펀드)는 12.2% 하락했다.

집값도 오르내린다. 1990년대 초반에는 집값이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보유자들이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1년말에 평균적인 주택을 구입해 10년 후에 되팔았을 경우 연간 9%의 순이익을 올렸을 것이며, 금리가 내렸을 때 저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탔다면 수익은 더 높아진다고 해리스는 말했다.

지난해 주택 가격은 일반적으로 약간 하락했거나 상승세가 둔화됐다. 그 경향은 9·11 테러 이후 특히 두드러졌다. 그러나 그후 많은 도시의 주택 가격이 급반등했다. 주택 거래도 여전히 활발하다. 매사추세츠州의 주택시장 분석가 칼 케이스는 “큰 불경기가 오기 전에는 주택시장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大(버클리) 부동산센터의 케네스 로젠 소장은 향후 2년간 집값이 연평균 4%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은 최근 몇년간 상승률의 절반 정도지만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집
값 상승률은 물가상승률보다 1∼2%포인트 높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집 한채 사서 운좋게 집값이 오르는 것은 ‘투자’라고 할 수도 없다. 스키장 콘도나 해변의 통나무집을 사는 것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이런 부동산들은 1년에 불과 몇주만 사용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임대를 준다. 이럴 바에는 은행에 예치하는 게 연간 수익률도 높고, 유지비도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는 여가활동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수익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가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임대용 주택이나 토지, 건물을 구입했다면 진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때는 가격상승 가능성뿐 아니라 경비와 관리, 현금흐름 등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수익성 높은 부동산을 찾기 위한 엄격한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본인의 성격도 중요하다. 가령 임대료를 못내 울면서 사정하는 독신모를 내쫓지 못한다면 투자고 수익이고 물건너간 이야기다.

‘부동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에 현혹되지 말라. 투자 차원에서 건물 부지를 구입했는데 인근의 농지가 훨씬 훌륭한 상업용지로 개발될 수도 있다. 또 임대용 주택을 구입했는데 그 일대에 새 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도 있다. 업자들이 늘 새로운 부동산을 ‘생산’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대체로 첫 투자는 근로자 계층이 사는 지역의 임대용 주택을 구입하는 게 좋다. 일반주택은 고급주택보다 가격상승률이 높고 바가지를 쓸 가능성도 적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 부르는 가격에 임대용 부동산을 사고난 후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임대수입으로는 제반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경 집을 팔 때 큰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각종 비용과 이자를 공제하고도 연간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올라야 가능하다.

16권의 부동산 투자서를 저술한 존 리드(캘리포니아州 앨러모)는 임대용 부동산은 지출해야 할 비용보다 임대료를 5∼10% 높게 책정했을 때 투자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비용에는 개조비, 비어 있는 기간의 유지비, 보수를 위한 예비비 등이 포함된다.

부동산을 구입해 가치를 올리는 방법도 있다. 가령 부동산을 분할해 여분의 대지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개량판매 사업은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그런 물건을 원하기 때문에 가격이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전략은 제값보다 20% 이상 싸게 살 수 있는 부동산을 찾는 것이다. 대개는 경매물건이나 등기상에 법적 하자가 있는 부동산들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이런 부동산 투자는 너무 어렵다. 바쁜 사람은 오히려 뮤추얼펀드가 더 나은 투자방법일 수 있다. 2001년 12월 청산한 10년짜리 뱅가드 S&P 인덱스 펀드는 세후 11.9%의 수익을 냈다. 누구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 다만 프로의 자세를 갖춰야만 가능한 일이다.

Reporter Associate: Temma Ehrenfeld
Jane Bryant Quinn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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