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행복 할 수 있으면…" 기러기 아빠 유서에 '울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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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대구광역시 읍내동 한 아파트에서 치과의사 K(50)씨가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현장에는 번개탄 8개가 타고 남은 재가 발견됐고, 숨진 K씨가 남긴 A4용지 1장 짜리 유서도 발견됐다. K씨는 아내와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11년차 기러기 아빠’였다.

1일 방송된 JTBC 뉴스토크쇼 ‘여보세요’에서는 외로움과 생활고로 힘겨움을 겪고 있는 기러기 아빠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기러기 아빠들은 아내와 자녀를 해외로 보내고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이 같은 생활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K씨가 남긴 유서에서도 이런 힘겨움이 느껴졌다. K씨는 “한국에 와서 잘 살 자신이 있고 행복할 수 있으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미국에 남아 있는 게 낫지 않겠냐”는 내용으로 아내와 자식을 염려하는 마음을 표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러기 아빠로 13년 동안 지낸 가수 유현상은 ‘여보세요’에 출연해 “나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아내와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를 대기 위해 매니저 없이 일하며 하루에 2000㎞를 운전하며 일 한 적이 있다”며 “정말 힘들고, 외롭고 지친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털어놨다. 유현상의 말에 김숙기 가족상담 전문가는 “기러기 아빠들은 일반 아빠들보다 우울증이 2~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영양상태 또한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녀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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