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수익률 20% … 해외 리츠펀드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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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각종 해외 자산을 골라 투자해주는 동양증권 신탁팀엔 최근 미국 부동산 관련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온다. 미국 부동산 ETF를 편입한 이 회사 신탁상품(동양콜롬부스)은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지만 설정일인 매주 목요일마다 1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고 있다. 동양증권 이명훈 과장은 “미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지면서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잠잠했던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연초부터 돌풍을 일으킨 일본 리츠펀드가 최근 한 달 새 수익률이 주춤하자 이번엔 미국 등 글로벌 부동산 활황에 베팅하는 글로벌 리츠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글로벌리츠펀드(587억원)에는 일본리츠펀드(150억원)보다 많은 돈이 몰렸다. 제로인이 발표하는 글로벌 리츠재간접펀드의 일별 수익지수는 29일에는 98까지 올라왔다. 2008년 11월 49까지 떨어졌던 수익지수가 2008년 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2007년에 이 지수는 140에 육박했다.

 글로벌 부동산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특히 미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의 올 1월 주택가격은 S&P 케이스실러 10개 대도시 지수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올랐다. 유로존 재정위기 가능성이 여전한 유럽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호황은 어렵지만 독일 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등 외국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글로벌 리츠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파는 해외 부동산펀드는 대개 복수의 외국 부동산펀드에 가입하는 재간접펀드가 대부분이다. JP모건·한화·신한BNPP 등이 내놓은 주요 글로벌 리츠펀드는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성적이 좋다.

 좀 더 안정적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DLS(파생결합증권) 상품이 좋다. IBK기업은행이 세 차례나 판매해 모두 매진을 기록한 ‘동양미국리츠연계사모증권’은 미국 부동산 ETF와 연동된 상품이다. 만기 1년6개월로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부여되고 연 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팔고 있는 ‘교보악사미국부동산신탁’의 경우 최대 12.75%의 수익을 추구하는 공모형 상품이다.

 직접 미국 부동산 ETF를 사면 수수료도 아끼고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블랙록(티커명 IYR·ITB), 뱅가드(VNQ), 스테이트스트리트(XHB) 등 주요 ETF 운용사가 미국 부동산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운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재원 과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URE’ 같은 레버리지 ETF를 사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도 따른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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