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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돋우는 꽃 요리

중앙일보

입력

(좌)줄리앙·패랭이·소국·미니장미 등 식용 꽃을 넣어 완성한 디너 샐러드. (우) 해산물로 만든 그라탕과 등심 스테이크 위에 세이지를 올려 장식했다.

겨우내 땅 속에 묻혀 있던 새싹들이 고개를 내민다. 수줍게 닫혀있던 꽃봉오리들도 하나둘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다. 샐러드를 장식한 보라색 패랭이와 분홍색 줄리앙, 피자 위에 올라 앉은 노란색 펜지는 과연 어떤 맛일까. 보기만 해도 식감이 돋는 꽃 요리는 온집안을 맛있는 향기로 가득 채워준다.

봄에 나는 꽃을 활용한 요리는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은은한 꽃 향기와 음식 냄새가 조화를 이루며 행복한 식탁을 완성해준다. 따스한 햇살아래 핀 봄꽃은 겨우내 에너지를 듬뿍 담고 있어 맛과 향은 물론 영양까지 풍부해 계절 식재료로 즐겨 사용된다. 최근 다양한 꽃의 효능이 부각되면서 요리에서 꽃을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식용 꽃 종류는 700~900여 가지가 넘는다. 요즘 활용할 수 있는 식용 꽃은 진달래·벚꽃·매화·국화·동백·카네이션·펜지·금호초·세이지·배고니아·줄리앙·장미 등이 있다.

# 어떻게 구입할까=식용 꽃은 꽃집이나 농장·대형 마트·온라인 쇼핑몰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대형 마트의 경우 샐러드용 채소처럼 식용 꽃을 팩에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따로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요리에 활용하면 된다. 길가에 핀 꽃은 매연이나 먼지로 인해 오염된 상태이므로 요리에 사용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한다. 농장이나 꽃집, 마트 등 구입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꽃집에 방문하면 유기농으로 재배한 꽃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봄에만 피는 꽃들은 그 시기에만 살 수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로즈마리·타임·라벤다·민트 등의 허브 류는 창가에 진열해놓고 재배하면서 자주 활용할 수 있어 좋다. 꽃은 10봉오리에 3000원, 화분은 1개 당 3000~5000원 정도. 생각보다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

# 식재료 마다 궁합 맞는 꽃이 있다=식용 꽃도 맛과 향에 따라 특정 식재료와 궁합을 이룬다. 향이 강한 장미와 국화 등은 육류에 활용하면 좋다. 꽃을 다져서 소금과 후추,오일 등을 넣어 버무린 후 육류를 절일 때 사용하면 꽃 특유의 강한 향이 스며들어 노린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기 안에 칼집을 내고 국화와 장미를 넣어 구우면 고기 안에 향긋한 향이 배인다. 매화와 동백은 생선 비린내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향이 강한 세이지도 생선·닭 요리·해산물에 즐겨 쓰인다. 육류와 함께 절이거나 다져서 뿌리거나, 꽃 그 자체를 음식에 올려 먹어도 좋다.

# 차가운 물에 5분 담갔다가 사용한다=샐러드에 함께 넣어 먹는 꽃은 주로 열을 가하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종류다. 배고니아·카네이션·펜지·패랭이·줄리앙·소국·미니장미가 해당된다. 향이 너무 강한 것은 피하는데 드레싱보다 강한 향은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린다. 샐러드는 녹색의 잎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노란색이나 빨간색 꽃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미니장미와 소국의 경우 피기 직전의 봉우리를 구입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요리에 넣을 때는 꽃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준다. 열을 가하는 경우 처음부터 넣고 끓이는 것 보다는 요리가 된 상태에서 마지막에 넣고 살짝 끓여준다. 굽는 것도 마찬가지로 쉽게 타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올리는 것이 좋다. 말린 허브는 처음부터 같이 넣고 끓여도 된다.

꽃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아니라 얼음을 살짝 띄운 차가운 물에 담갔다가 5분 안에 빼낸다. 오래 담가두면 꽃이 물을 먹어서 색깔이 진해지고 물러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건져서는 물기를 제거하고 사용한다. 직접 화분에서 따서 쓸 때에는 꺾은 후 바로 담갔다가 빼면 된다.

식용 꽃은 보통 4~5일이 지나면 시든다. 보관하는 것이 중요한데 물 티슈나 키친타올에 물을 살짝 적신 후 그 위에 꽃을 얹고 밀폐가 잘되는 통에 넣어둔다. 꽃이 시든 것을 먼저 알 수 있는 방법은 이파리 부분을 들춰보는 것이다. 봉우리 줄기 사이에 무른 것을 보았다면 재료를 버리는 것이 좋다.

<글=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김진원" 기자, 촬영 협조="더" 믹스드원도움말="더" 믹스드원 김동현 셰프, 플로라 조우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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