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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폴』|범인은 갈 곳이 없다|네 번째 참가한 경도 36차 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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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범죄가 점점 교묘해지면서 범인들이 행동반경을 국외로 뻗쳐 「제트」기를 타고 뺑소니치기 일쑤다. 이렇게 국제화「스피드」화한 범죄를 각국 경찰이 「스크램」을 짜서 예방, 진압하자는 게 「인터폴」(ICPO·국제형사경찰기구)이다. 지난 25일부터 일본「교또」(경도) 국제회관에서는 「인터폴」36차 총회 및 제1차 「아시아」지역회의가 열리고있어 98개 회원국에서 모인 2백70여명 대표들이 도망범인 인도절차, 「인터폴」통신망 확장, 마약, 통화위조문제 등 국제간의 상호협조에 대해 토의한다.
우리 나라가 「인터폴」에 가입한 것은 64년 10월.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33차 총회에서 정식으로 회원국 승인을 받았다. 이 회의에 김봉균(현 치안국 외사과장·치안서기관) 총경이 처음 참석한데 이어 금년에 네 번째로 대표를 파견하고 있다.
「인터폴」의 역사는 1901년 「런던」경시청 총감「에드워드·헨리」가 중요사건 전과자의 지문을 각국이 비치하자는 호소를 받아들인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 뒤 1914년「모나코」에서 제1차 국제경찰회의가 열렸고, 23년의 「빈」에서 열린 2차 회의 때 「인터폴」의 전신인 국제경찰위원회(ICPC)를 항구적 기구로 만들고 사무국을 두기로 결정했다.
56년 「빈」에서 열린 26차 총회 때 비로소 55개 회원국의 결의로 현행 「인터폴」로 기구를 바꾸어 출발, 사무총국을 파리에 두게 됐다.
「인터폴」총회는 물론 각 회원국 대표로 구성되어 의결권을 갖고, 그 밑에 대표위원 13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총재=벨기에「프란선」씨)가 있어 「파리」사무총국을 감독하게 되어있다.
이 사무총국을 중심으로 각 회원국의 국가 사무국이 수사협력의 그물을 짜서 「인터폴」을 형성하는데 우리 나라 국가사무국은 치안국이고 중국은 내정부경정사, 서독은 연방형사국, 「캐나다」는 기마경찰 본부, 「멕시코」는 「멕시코」은행, 미국이 합중국 재무성, 「이탈리아」는 공안총국, 「네덜란드」는 사법성 경찰국 등 다양하다.
회원은 「아시아」22, 「유럽」22, 「아메리카」24 「아프리카」30개국 등 공산권을 뺀 98개국.
국제범죄의 정보중심인 「인터폴」사무총국은 「파리」의「센」강변「상·클루」에 서있는 7층의 흰색 건물에 있다.
62년 12월 「브뤼셀」의 유명한 보석상이 3백만 프랑 어치의 귀금속을 몽땅 털렸다. 「인터폴」은 곧 기능을 발휘했다. 이듬해 2월 20일 「베오그라드」사무국은 위조여권으로 「이탈리아」국경으로부터 입국하려던 「유고」청년「메르코빅」을 체포, 귀금속이 가득 찬 「나일론」보따리 다섯 개를 압수했다.
「베오그라드」의 조회를 받은 「파리」총국은 수법「카드」에 의해 그가 주로 「진열장을 깨고 훔쳐내는 귀금속전문 절도범」(국제 전과3범)임을 확인-. 곧 물품 명세와 장물사진을 회원국에 수배한 끝에 5월 29일「브뤼셀」로부터 피해자 회보를 받아 사건을 해결해냈다.
가까운 일본사무국에서도 지난 3월 FBI가 수배 의뢰한 국제 사기사「제임스·링그로즈」를 체포했는데 그는 위조수표로 「고베」은행을 털려 했다고.
작년도에 우리 나라 사무국(치안국)이 「인터폴」을 이용한 것은 도합 1백93건. 이중 외국의 정보, 감식자료 조회에 대답해준 것이 1백15건이고 나머지는 이쪽에서 질문한 것이었다. 「홍콩」사무국으로부터 여자 사기사「아그네스·위」가 7월에 「하네다」를 거쳐 한국에 잠입했다는 정보가 들어 왔었다. 이에 따라 경보를 울린 「방콕」, 대북, 동경, 서울의 「인터폴」망은 「톰슨」의 여권번호「503704」에 의해 공항을 봉쇄하고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모 회사의 정유「플랜트」수입건에 대해 미국의 협조를 받은 일이 있고, 「홍콩」경찰본부로부터는 「자마옥」수출건의 조사회보를 받기도 했었다. 이제 국제범죄단을 뒤쫓는 「인터폴」수사망은 점차 그 「템포」를 빨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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