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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북한, 카자흐스탄의 선택 따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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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으로 ‘카자흐스탄 모델’을 거론했다. 2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주한 중앙아시아 8개국 대사들 접견 때 둘랏 바키셰프 카자흐스탄 대사의 발언을 언급했다.

 바키셰프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북한이 카자흐스탄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카자흐스탄은 과거 500회 이상 핵실험을 실시했고, 옛 소련에서 독립했을 때 1340여 기의 핵무기 탑재 미사일을 보유했었다”며 “카자흐스탄은 핵무기를 모두 포기하고 평화·경제 발전을 추진한 결과 현재 일인당 소득이 1만3000달러가 됐고, 국제사회에서도 동등한 멤버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박 대통령도 “북한도 카자흐스탄의 경험을 귀감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됨으로써 주민의 생활수준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대화를 소개하면서 “북한도 카자흐스탄과 같은 선택을 하면 얼마나 좋겠나. 북한이 핵을 버리면 함께 잘살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는데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북한이 카자흐스탄처럼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에 미국에 가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미국은 카자흐스탄이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공화당 루거 상원의원과 민주당 샘 넌 상원의원이 공동 입안한 ‘넌-루거 프로그램’을 통해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지역에 배치된 핵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대규모 경제원조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러시아·중국 등도 안전보장을 약속하자 카자흐스탄은 핵무기 폐기를 결정했다.

김정하·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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