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위에 핀 팬타지 - 이영희 실화집 「꽃씨와 태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현대인은 옛날 사람처럼 시를 사랑하지 않아도 사는데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시란 오히려 현대인에게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비극은 동화예술의 세계에 있어 더한층 두드러진다. 이영희씨의 제2동화집 「꽃씨와 태양」은 대지 위에 뿌리박은 현실의 줄기 위에 「팬타지」가 무지개처럼 피어있는 경이의 작품세계를 펼치는데 성공하였다. 꽃씨에게 있어 꽃은 「꿈」이요 또한 「현실」이기도 하듯, 이영희씨의 동화 속에서도 「팬타지」와 현실은 한 포기 꽃송이처럼 아무런 모순됨이 없이 형상화하여있다. 어린이나 어른이 꽃을 보고 다같이 기쁨을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에 담긴 33편의 동화도 어린이와 어른에게 똑같은 기쁨을 심어줄 것이다. <숭문사간.2백50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