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③-야 낙선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당선자도 없고 낙선자도 없는 선거』- 신민당의 낙선자들은 6·8총선의 결과를 승복하지 않으려고 안간힘 한다.
신민당 낙선자의 무대는 중앙당사와 그들의 지역구 그리고 법원이다. 낙선자들은「신민당 지구당 위원장간담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당선자가 중심이 된 당 지휘탑이 대여강경투쟁에서 물러서지 못하도록 하는 압력부대구실.
신중목 정명섭 무낙선자는「지구당 위원장간담회」를 등에 업고 필동(유진오 당수 댁)을 드나들며 낙선자의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일과다.
대부분의 낙선자는 공화당 당선자와 선거구의 공화당간부·군수·경찰서장 등을 고발, 법의 심판대에 올리기 위해 총력전.
이충환 이중재 이은태 송삼섭 윤택중 신하균 유치송 한건수 박찬씨 등은 그 중의 대표격들-. 지구당간부들에게 선거부정증거를 탐지토록 하고 유력한 증인이 나섰다는 소식이 들리면 지구당으로 급행, 증거를 다듬질 한 뒤 곧장 서울에 올라와 당 대변인에게 선거부정발표를 의뢰하고.
그래서 선거전의 연장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비용을 위해 당 유력자와 업계친구의 도움을 청하는 일까지 겹쳐 쉴 틈이 없다.
증인들을 검찰에 나가도록 하기 위해『교통비와 일당을 주어야하고 증거수집활동비를 당원에게 지급해야하고 정말 이젠 돈도 없고 지쳤다』고 푸념들이다.
보성에서 낙선한 이중재씨는 계루중인 소송이 대법원·광주지법순천지원·장흥지원 등 세 곳에서 심의되고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선거 때보다도 더 정력과 시간이 소비된다고 한다.
이씨의 하루는 오전 중에는 당사에 들려 당내동정을 살피는 것. 하오에는 6명이나 되는 변호인단과 복잡한 소송전략을 검토하거나 지역구에서 올라온 참모들이나 선거구민들을 만나 그곳 사정을 검토하는 일 등….
낙선자이면서도 상대인 공화당 국회의원의 사퇴로 멀지않아 보궐선거를 치를 기회를 갖게 된 김상흠, 양회수씨 등은 낙선자중의 행운아인 편.
김·양 양씨는 상대인 공화당 사퇴자의 동향을 살피고 사퇴한 사람들에 대한 선거구민의 동경심이 일까봐 선거준비를 겸해 온 신경을 선거구에 쏟고있다.
대여투쟁이 장기지구전으로 변한 요즘에 중앙당사에는 매일10여명의 낙선인사들이 모인다. 이충환 이중재 유옥우 이필호 성태경 김옥선 송삼섭 조종호씨 등등….
이들은 1주일에 몇 차례씩 상오 중에는 당사에 들르는 것이 일과. 하오에는「태을」「청진」「소로몬」등 정치인들이 모여드는 다방에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눈다.
5선, 4선의 관록을 자랑했던 홍익표 이충환씨의 경우, 낙선은 수십년 이래에 이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이충환씨는 요즘 바빴던 의원생활시절과는 달리 시간이 남아「조선총독부」를 읽고있는 중. 당사에 자주 출입하는 것은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익표씨는 새벽에 일어나 꽃나무를 가꾸기도 하고 뚝섬 팔당 등에 나가 매일 「강태공」으로 소일을 하며 당사에는 꼭 참석해야할 회의가 있어야나 오는 정도. 출신구역엔 『낙선후 면목이 없어 못 가고있다』고. 정국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다물고있다.<이창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