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만난 바르샤, 힘 한 번 못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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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리오넬 메시(왼쪽)가 24일 바이에른 뮌헨의 마리오 고메스(오른쪽 셋째)가 골을 터트리고 기뻐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뮌헨 AP=뉴시스]

바이에른 뮌헨의 모토는 ‘우리는 우리(Mia san mia)’다. 누가 뭐래도 세계 축구의 중심은 독일 분데스리가이고, 그 핵은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자존심이다. 24일 그들은 슬로건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FC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일축했다. 토마스 뮐러(전 25·후37), 마리오 고메스(후 4), 아르연 로번(후 28)의 골이 폭죽처럼 터졌다.

 영국 가디언은 ‘세계 최강이 바르셀로나에서 뮌헨으로 바뀐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독일 키커는 ‘명백하고 매우 마땅한 승리였다’며 짐짓 거드름을 피웠다. 마치 오래전부터 뮌헨이 세계 최고였다는 듯한 표현이다. 그럴 만했다. 바르셀로나는 단 한순간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는 허벅지 부상 여파로 투명인간이 됐고, 스페인 언론들이 뮌헨의 3골에 오심 의혹을 보냈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완패를 인정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김홍근(29) FIFA 에이전트는 “바르셀로나는 2008년부터 세계 축구를 주름 잡았다. 2013년의 뮌헨은 ‘한 단계 더 진화한 바르셀로나’다. 뮌헨은 바르셀로나처럼 전방 압박과 패싱 축구를 펼치는데 체력과 높이까지 강하다”고 분석했다. 뮌헨의 평균 신장은 1m84㎝로 바르셀로나보다 8㎝나 더 크다. 공중전과 육박전을 펼칠 수 있는데도 땅에서는 티카타카(탁구를 치듯 이어지는 바르셀로나의 패싱 축구) 못지않은 패싱력을 뽐낸다.

 재정적으로 탄탄한 뮌헨은 미래가 더 무서운 팀이다. 김 에이전트는 “뮌헨은 이벤트성 경기까지 7만 관중이 꽉 들어차 연간 관중 수익만 1000억원에 달한다. 아디다스와 아우디·알리안츠 등 스폰서십도 끈끈하다. 다음 시즌 페프 과르디올라 전 바르셀로나 감독과 마리오 괴체(도르트문트)가 합류하면 전력은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뮌헨은 다음 달 2일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4강 2차전을 치른다. 1골만 넣으면 5골을 허용하더라도 결승에 오른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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