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교과서 밖에선 시험문제 절대 내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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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군 장성 보직 및 진급 신고에서 김형철 공군참모차장과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군 장성들의 삼정도에 새로운 보직 내용을 적은 수치를 직접 매달아 줬다. 삼정도는 대통령이 준장으로 진급하는 장군에게 하사하는 검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초·중·고등학교 시험 문제는 교과서 밖에서 출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된다는 말을 하면서 ‘절대로’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박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교과서 외에서 절대로 내지 않는다고 한다면 나머지 질서는 알아서 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교과서 내에서 출제가 이뤄지면 과도한 사교육 문제 등이 해결될 것이란 뜻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교과서 외의 것은 절대로 출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교과서가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친철한 교과서’ 개발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교과서가 너무 간단해 전과 등 참고서를 보지 않으면 알아듣기도 어렵다”며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교과서, 더욱 충실한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참여하는 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참고서가 필요 없는 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축’을 공약하면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제 원칙이 지켜져야 할 시험은 교내 중간·기말고사뿐 아니라 수능 등 모든 입시가 포함된다” 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시험에서 선행학습 부분에 대해서는 내지 않겠다고 하면 실제로 나오지 않아야 된다”며 “그래야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 질서가 잡히기 때문에 충실하게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혁신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변화와 업무 추진 자세가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의지와 성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들이 새 정부 국정 철학과 국정 기조를 공유하고 선도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각 부처 장관들은 각별히 챙겨 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첫 국무회의(지난달 11일)에서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었다. 이번엔 다시 공공기관의 자세 변화를 촉구하면서 채찍을 들었다. 이날 국무회의는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등 신임 국무위원 18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 대통령, 미국 의회 연설 확정=박 대통령이 공식 방미 기간인 5월 8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한다. 대개 국빈 방문일 경우 이뤄지는 연설이 ‘공식 실무 방문’ 기간에 주어진 것은 미 의회의 관행과 의전을 감안할 때 파격적이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1년6개월 전 미 의회 연설 이후 다른 정상들이 연설한 적이 없어 한국 대통령이 연이어 연설대에 서게 됐다.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미 의회가 외국 정상에게 주는 최고 수준의 예우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의회가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과 동북아 지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의 방미가 갖는 중요성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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