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는 절대 고통 안 끝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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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줘야 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죽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한림대 오진탁(55·철학·사진) 교수가 강조하는 자살 예방법이다. 그는 최근 생명교육총서 1권으로 『자살예방 해법은 있다』를 펴냈다. 오 교수는 “‘죽으면 고통이 끝난다’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종교도, 돈으로도, 법으로도 자살을 예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책에서 자살하면 자살을 한 사람이 원하는 대로 고통이 종식되는 않는다는 사실을 최면치료와 임사체험자, 티베트의 순례자, 종교의 가르침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조명하고 있다. 자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죽는다고 다 끝나는 것이 아니란 걸 보여주려는 시도다.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우리 사회의 생사학(生死學) 현황, 죽음에 대한 준비 모습 등 여러 논거도 책에 담았다. 그는 “일본은 15년 노력한 끝에 자살률을 대폭 줄였다”며 “자살률 인구 10만 명당 3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인 우리나라에 자살예방 콘트롤타워가 없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자살률은 10만 명당 20명으로 OECD 평균입니다. 적어도 그 정도로는 끌어내려야죠.” 오 교수는 이를 위해 “‘자살로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고, 확실하고,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연구해둔 자살 예방 관련 콘텐트를 국가에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 전반에 생명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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