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최경환 추대 … 친박 핵심서 공개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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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이 21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사를 밝힌 이주영·최경환 의원 간의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다음 달 초 실시될 예정인 경선에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힌 의원은 이·최 의원뿐이다. 두 의원 모두 박근혜계 중진이다. 한때 출마가 거론되던 비박근혜계 남경필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래서 이·최 의원 간 단일화를 하자는 얘기는 사실상 경선 없이 어느 한 명을 추대하자는 뜻이나 다름없다. 박근혜계 핵심에서 이 같은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두 사람의 정치적 위치로 인해 당이 시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두 분만큼은 조율해 한 분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 총장은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결선 투표가 있기 때문에 (이명박계 후보가 나오더라도) 결국 박근혜계가 원내대표가 될 것”이라며 “다만 둘이 경쟁해 결과가 나오면 둘 중 하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선 시 당이 두 쪽으로 쪼개지는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서 총장은 “두 분이 만나 진정성 있게 논의해 단일화하는 게 좋겠다고들 (의원들이) 얘기한다”며 이 같은 기류가 박근혜계 내부에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황우여 대표가 (중재의) 노력을 해줘야 되지 않겠느냐”며 “저도 노력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렇다고 무슨 협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내에서 이런저런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을 두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두 사람 중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하지만 단일화는 평소 최 의원이 주장해온 것이라 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이 최 의원을 밀기로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당 일각에선 서 총장의 위상을 감안할 때 청와대 의중이 실린 발언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주영 의원은 지난 19일 중앙SUNDAY 인터뷰에서 “(친박) 핵심들이라고 뭉치고 세력을 형성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면 반드시 반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최근 박근혜계 인사 몇 명이 이 의원에게 “이번은 최 의원에게 양보하고 내년 경선에 출마하는 게 어떠냐”는 뜻을 전달했으나 이 의원은 완주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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