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 줄이고 점심 땐 반값 … 가격 파괴 점포 인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서울 교대역 근처의 33㎡ 남짓한 우동전문점 ‘이나리 소바와 우동’이 가격 파괴의 대표적 사례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격 파괴 전략을 활용하는 업종들이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최근의 가격 파괴 전략은 ‘폭탄세일’ 같은 획일적인 가격 인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음식의 양을 줄이고 고객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를 높이는 게 최근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서울 교대역 근처의 33㎡(약 10평) 남짓한 우동전문점 ‘이나리 소바와 우동’(www.inari.com)은 가격 파괴의 대표적 케이스. 이 점포는 우동전문점보다 우동 양을 줄이고 게살·땅콩·연근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수제 유부초밥을 함께 판매한다. 파인애플·바나나 등 색다른 맛의 튀김을 골라 우동에 토핑할 수 있다. 튀김류 가격은 900원에서 1500원. 저가지만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 덕분에 하루 매출액은 100만원에 이른다.

  매출이 낮은 특정 시간대에만 가격을 할인하는 ‘시간차 전략’도 인기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이탈리안 요리와 와인을 접목한 99㎡(약 30평) 규모 레스토랑 ‘보나베띠’를 운영하는 여옥진(37)씨는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점심시간 동안 기존 메뉴를 반값 수준으로 할인했고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점심시간 매출이 80%가량 늘었다. 여씨는 “점심때의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가 낮아진 반면 점심시간에 찾아온 손님이 저녁에 다시 찾으면서 전체 매출이 높아졌다”며 “저녁 손님이 많아지자 연쇄효과로 와인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이 높은 서비스업의 경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가격 파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세탁 전문 서비스 업체인 ‘크린토피아’는 2000~3000원이던 와이셔츠 한 벌의 세탁 가격을 900원으로 낮췄다. 대리점에서 모아 온 빨래를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세탁공장에 모아 일괄 처리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고 가격을 낮춘 것이다.

김영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