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장군' 전봉준의 절대 고독, 젊은 문체로 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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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시인 한승원(74·사진)이 ‘녹두장군’ 전봉준을 되살려냈다. 6년 만에 낸 장편 『겨울잠, 봄꿈』(비채)에서다. 그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봉준은 미친 개떼들의 싸움판 같은 세상 속의 참 사람 하나”라고 말했다.

 소설 속 전봉준은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선봉에 섰던 멋진 영웅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1894년 겨울 전라도 순창 피로리에서 생포된 전봉준이 1895년 봄, 서울로 압송될 때까지 길 위에서 보낸 119일, 치욕의 천릿길에 대한 기록이다.

 “전봉준은 현대적 의미에서는 실패한 개혁 세력이에요. 전봉준과 관련된 아기 장수 설화도 대대로 내려오는 개혁 세력 실패의 잔영과 같죠. 전봉준의 이루지 못한 꿈과 절대 고독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눈에 비친 오늘은 역사의 반복이다. “탐관오리인 고부 군수 조병갑과 당시의 기득권층이 벌이는 더러운 모양새가 오늘날의 정경유착과도 닮아있죠. 역사는 돌고 도는 거에요.”

 이번 작품을 쓰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문체다. 젊은 세대와 교감하기 위해서다. “ 짧고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려 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전봉준이라는 인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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