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총 230만 명 … 중국 병력 규모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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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국이 인민해방군의 군사력 운용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군사력을 자국 안보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제문제에까지 활용해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사상 처음 육·해·공군별 병력을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중국 국무원이 16일 오전 발표한 국방백서는 세계평화와 지역안정을 위해 국제문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유엔 주도의 국제평화활동에 병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어서 중국의 국제적 입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역 안정을 위한 감시와 분쟁조정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남북한 분쟁이 발생하면 적극 개입하겠다는 시사다. 백서는 그러나 “계속 평화적 외교 정책과 방어적 국방 정책을 펴나갈 것이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도, 군사적 확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에서 일고 있는 중국 위협론을 경계한 것이다.

 백서는 사상 처음으로 인민해방군 총 병력이 230만 명이며 이 중 육군은 85만 명, 해군은 23만5000명, 공군은 39만8000명이라고 각각 밝혔다. 그러나 중국 군의 핵심 전력으로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백서는 육군의 18개 집단군(군단) 편제도 공개했다. 8개 집단군은 7개 군구에 나뉘어 배속됐다. 백서는 미사일부대 전력을 밝히지 않고 대신 “둥펑(東風) 계열의 탄도미사일과 창젠(長劍) 계열의 순항 미사일을 보유한 제2포병은 전략적 핵심 역량으로 중국에 대한 타국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고 핵 반격과 일반 미사일로 (적을) 정밀 타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백서는 주권수호를 위한 군사력 운용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군 병력은 물론 공안 160만 명, 무장경찰 100만 명, 민병 1000여만 명의 무장능력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훈련 등을 통해 총체적 군사력의 효율화와 전투능력 강화를 노리겠다는 의미다.

 백서는 “일부 이웃 국가는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이익이 관련된 문제를 복잡화, 확대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등 영토분쟁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해서는 일본을 직접 거명하면서 “일본이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사건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서에는 어떤 국가는 아태 지역에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확대하면서 지역의 긴장을 빈번히 조성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간접적으로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백서는 이와 관련해 “중국군도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 안보 및 발전 이익에 상응하는 강력한 군대 건설이 중국 현대화 건설의 전략적 임무”라며 미국에 대응하는 군사력증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국방백서는 1998년 처음 발간됐으며 이후 2년에 한 번씩 펴내고 있다. 이날 발간된 것은 통산 아홉 번째 백서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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