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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스타크래프트 4대천왕전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란의 황제’ 임요환(오리온)은 스타크래프트의 진정한 ‘최고수’였다.

임요환은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제 1회 KTF 비기배 스타크래프트 4대 천왕전’에서 KPGA 2,3,4차 리그를 연속 거머쥐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던 ‘토네이도 테란’ 이윤열(KTF)을 접전 끝에 2-1로 물리치고 황제 자리를 굳게 지켰다.

임요환의 진가가 나온 한판이었다. 홍진호(KTF)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온 이윤열을 맞아 첫 판을 힘 한번 못쓰고 내준 임요환은 이후 2,3경기에서 특유의 승부욕이 발동, 상대와 힘으로 맞서 나갔다.

프로게이머들에게 한 순간의 실수나 짧은 순간의 방심은 패배와 직결된다. 이점에서 첫 판을 이긴 이윤열이 2번째 경기부터 여유와 약간 느슨해진 틈을 임요환은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탱크를 앞세운 힘의 공격으로 2번째 경기를 따내고 경기 스코어 1-1을 만든 임요환은 제 3경기에서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영역을 확장했고 물량을 쏟아 부으며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테란VS 테란’의 경기는 재미없다는 게이머들의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테란을 대표하는 두 선수는 신비에 가까운 컨트롤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두 선수가 벌인 두뇌싸움은 이날의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경기방식도 매우 흥미로웠다. 박정석(한빛소프트)과 홍진호가 오프닝 대결을 벌여 승자가 자신이 대결하고 싶은 다음상대를 지명하는 방식이었는데 랜덤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박정석은 자신의 주종목인 프로토스가 나온 반면 홍진호는 테란이 나와 명암이 엇갈리게 했다.

박정석은 오프닝게임을 승리로 이끈 후 자신의 뜻대로 임요환을 지목했으나 단판 대결에서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무릎을 꿇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3~4위전으로 밀린 박정석 은 이윤열에 패한 홍진호를 제물로 승리를 낚아 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한편 동장군이 시위를 하듯 매서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장엔 약 7천여명의 운집,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http://www.joins.com)은 2월 3일 4대천왕전 현장스케치 상황을 동영상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다.

이날 우승을 한 임요환에게는 상금 1천만원이, 준우승을 한 이윤열에게는 5백만원이 주어졌다.

◇ 양 선수 소감.

임요환= 첫 판을 내준 뒤 역시 이윤열이라 느꼈다. 무서운 상승세를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경기부터 배우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결과가 좋게 나와 기쁘다. 앞으로 더욱 연습에 몰두해 여전한 임요환이 되겠다.

이윤열= (홍)진호형의 복수를 해주고 싶었는데 이루지 못해 아쉽다. 첫 판을 이기고 방심했다.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 (임)요환형이 잘한 경기다. 다음대회에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 말말말

“내가 패한 게 이해가 안가...결승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홍진호)
이윤열에게 패한 후 대기실에서 3~4위전 상대 박정석과의 경기를 묻는 질문에…이에 옆에 있던 임요환 선수가 "그게 3~4위전으로 떨어진 사람이 할 말입니까"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홍진호선수는 이윤열선수에게 경기 초반 단 한번의 공격으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치사한 플레이는 다 하더라” (홍진호)
랜덤으로 펼쳐진 오프닝 경기에서 자신이 테란이 걸리면서 프로토스가 걸린 박정석선수가 자신의 영역에 가스러쉬, 파일런러쉬를 하자… 홍진호 선수의 주종목은 저그로 테란으로 맞선 홍진호는 불과 수분 만에 GG를 치고 말았다.

“진호가 컨디션이 가장 안 좋아요” (KTF 정수영 감독)
4명가운데 누가 가장 컨디션이 안좋냐는 질문에 홍진호선수가 전날 감기기운으로 밤에 약을 먹어 힘이 없다며….

“둘 다 나를 원해요” (임요환 선수)
오프닝 게임 승자가 누굴 선택할지를 묻는 질문에… 실제 홍진호, 박정석 선수 모두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이윤열을 꺼려 임요환을 선택하려 했다.

★스타크래프트 4대천왕전 전적(테란=테, 프로토스=프, 저그=저)

프리매치
(상대지명전) 박정석(랜덤,프) 승 <로스트템플> 홍진호 (랜덤,테)

준결승전
이윤열(테) 승 <로스트템플> 홍진호(저)
임요환(테) 승 <라이벌리> 박정석(프)

3,4위전
박정석(프) 승 <플레인즈투힐> 홍진호(저)

결승전
이윤열(테)<리버오브플레임> 승 임요환(테)
임요환(테) 승 <블레이드스톰> 이윤열(테)
임요환(테) 승 <로스트템플> 이윤열(테)

잠실=조인스닷컴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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