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총리 누구인가] 뚝심 세고 정치감각 탁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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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이밍 감각, 한번 작심하면 끝까지 밀어붙인 뒤 버티는 뚝심.

아리엘 샤론(74)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원인은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샤론은 2001년 1월 총리에 취임한 지 8개월 만에 9.11테러가 터지자 즉각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러와의 공동전선에 선 혈맹"이라고 선언했다.

이후 그는 중동문제에 관한 한 부시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3월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했다.

재점령 조치에 미국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데 힘을 얻은 샤론은 그 후 여러 차례 팔레스타인의 자폭 공격을 구실로 서안 지역에 군대를 투입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서안지구는 사실상 이스라엘의 점령지로 되돌아갔다.

샤론에게 현지 언론은 '불도저'란 별명을 붙여줬다. 2000년 9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 제2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를 촉발한 장본인이다. 그의 총리 취임으로 인티파다는 더욱 격해져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1천8백여명과 이스라엘인 7백여명이 희생됐다.

영국 위임통치 시절인 1928년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난 그는 14세에 군에 입대한 이래 네차례의 중동전에 빠짐없이 참전한 무장 출신 정치인이다. 73년 전역한 뒤 다섯차례 장관직을 거쳐 2001년 총리에 취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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