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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결혼 똑똑한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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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꽃 그늘아래 편지를 읽는 달(4월의 노래/박목월), 죽은 땅 위에 라일락 싹을 틔우는 잔인한 달(황무지/엘리어트), 4월이다. 온갖 꽃들이 만개하는 4월에 사랑은 결실을 맺는다. 결혼의 계절이다. 꽃향기에 취한 예비부부의 마음은 한층 더 설렌다. 화사한 봄날의 빛을 가득 머금은 ‘결혼반지’, 꽃보다 예쁜 ‘웨딩드레스’, 말쑥함을 돋보이게 해줄 ‘턱시도’ 등 준비해야 할 아이템이 너무 많다.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가치소비족이 증가하면서, 웨딩업계에 ‘선택과 집중’ 트렌드가 불고 있다. 세상에서 유일한 둘만의 웨딩마치를 꿈꾸는 커플들에게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사치에서 '실용'으로,실용 넘어 '개성'으로 … 다이아몬드 예물반지 트렌드

◆잘 준비한 예물 하나, 열 보석세트 안 부럽다

예물 선택의 결정권이 ‘양가 부모’에서 ‘신랑·신부’로 넘어오면서, 예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가 진행한 예물 결정권자 범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166명 중 72.9%가 ‘신랑 신부 중 한 사람’이라고 답한 것. 이것은 여러 구성의 보석 세트를 갖추는 것보다 의미 있는 한 가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성향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는 이러한 ‘니즈(needs)’를 반영해 ‘데일리(daily) 주얼리’로 사용할 수 있는 목걸이나 커플링,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웨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랑·신부가 다이아몬드 반지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여러 명품 브랜드가 홍콩 주얼리 쇼, 박람회 등에서 쿠션컷·프린세스컷·에메랄드컷·하트컷·페어컷 등 다양한 커팅의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주얼리를 선보이면서, 국내에서도 0.1캐럿 이하의 멜리다이아몬드에 다양한 커팅법으로 차별화를 두는 콘셉트의 웨딩 링이 등장했다. 그동안에는 주로 라운드 브릴리언트, 즉 원형 다이아몬드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커플만의 특별함을 부여할 수 있는 예물이 늘면서 선택의 만족감이 극대화되고 있다는 후문.

 유색 상품도 계속해서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핑크, 그린, 블루, 블랙 등의 컬러를 가진 골드와 다이아몬드가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듀오웨드 김은선 수석팀장은 “요즘 젊은 세대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개성’을 놓치지 않는다”며 “웨딩 상품을 선택할 때도 타인의 시선 보다 본인들의 필요를 정확히 어필하기 때문에 구성과 디자인,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고 전했다.

실용·활동성 강조한 예복 선호 … 한 번 입고 마는 턱시도는 그만!

◆일상복으로 입는 예복

남성 예복에도 실속 트렌드가 반영됐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나도 결혼식의 주인공’이라며, 웨딩드레스를 빌릴 때 ‘덤’으로 빌려주는 턱시도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한 번만 입을 턱시도를 사는 것도 망설여진다.

 때문에 근사한 모습으로 신부와 하객 앞에 서려는 신랑들이 ‘넥타이에 양복’이라는 정형화된 기존 정장 스타일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에 주목하고 있다.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세미 정장 스타일이나, 실용성과 활동성을 강조한 심플 스타일, 체크 혹은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슈트 등이 예복으로 선택되고 있다. 슈트 소재를 직접 보고 소재와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

 투 버튼 슈트 혹은 상의 단추가 더블로 된 슈트 등 기본 슈트에 보타이를 매거나 부토니아나 행커치프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단정하고 깔끔한 신랑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홍보팀 관계자는 “신랑 예복 트렌드의 변화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일회성이 아닌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슈트를 원하는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격식을 차린 디자인보다 세련되고 클래식한 패턴의 고급스러운 소재를 선택해 센스 있는 신랑이 되어보라”고 조언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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