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김종욱 찾기’ 연출 맡은 이종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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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운명’을 소재로 남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펼쳐온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새로운 무대와 출연진으로 단장하고 돌아왔다. 2006년 선보인 뒤 7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김종욱 찾기’는 오는 4월 11일 컬처스페이스엔유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매회 색다른 모습으로 신선함을 안겨준 ‘김종욱 찾기’의 2013년 모습은 과연 어떨까.

‘김종욱 찾기’는 인도 여행길에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여자와 그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의 로맨스뮤지컬이다. 여자와 남자의 일상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주인공 멀티 맨이 등장한다. 3명의 배우가 하나의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90분 동안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2년 연속 연출을 맡은 이종석 연출가(사진)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웃음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고 ‘여자’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여자가 어떤 마음으로 김종욱을 만났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 등 좀 더 세심하게 풀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본질은 웃음이 아니라는 것이 연출가 생각이다. 그가 지난해 배우들과 첫 만남 자리에서 요청한 것은 ‘절대 애드립을 하지 말 것’이다. 이 연출가는 “덜 웃는다고 해서 더 웃는다고 해서, 덜 할 걸 더 하고 더할 걸 덜 하면 작품의 본질과는 멀어지게 된다”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때 배우들의 이해가 필요한데 모두 믿고 따라와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는 데 가장 신경이 쓰인 배역은 멀티 맨이었다. 1인 23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은 대사가 길거나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소재가 많다. 그는 “두 사람의 여정 가운데 만나게 되는 일상의 사람들에 집중했다”며 “일상 생활 속에서 목표를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 그 사람이 필요한 이유를 찾아 집약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서 멀티맨은 1인 23역을 넘어 27역을 연기한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작품의 배경이다. ‘김종욱 찾기’는 현재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을 배경으로 한다. 즉, 2013년을 배경으로 2006년의 과거를 추적한다. 단어와 대사가 그 시대에 맞게 바뀌었다. 2006년 대학생이 배낭 여행을 떠날 때 탑항공에서 비행기 표를 끊으면 세계 시간을 볼 수 있는 목걸이 볼펜을 받았다. 2006년에는 목걸이 볼펜이, 2013년에는 아이패드가 무대에 등장해 현실감을 높인다. 또 카카오톡·페이스북이란 단어를 사용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이라이트는 인도 장면. 인도가 두 번 등장하는데 특히 마지막 인도 장면이 인상적이다. 처음 인도에서는 듀엣으로 애절한 노래를 부르고 진한 키스를 나눈다. 마지막 인도에서는 뽀뽀도 하지 않고 손도 잡아 보지 못하고 포옹만한 채 끝이 난다. 이 연출가는 “앞 장면에서 여주인공은 환상 속 김종욱과의 관계를 묘사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현실적인 김종욱을 그렸다”라며 “김종욱이 여자에게 ‘이름을 알려주세요’라고 이야기 할 때 떠나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미 울기 시작하는데, 이는 인간적인 김종욱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은 ‘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관객들이 이번 뮤지컬을 관람한 뒤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랑의 순간을 정확하게 바라봤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연인과의 관계일 수도 있고, 부모님, 친구와의 관계가 될 수 있다. 주변을 바라보고 나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새로운 장소에서 출발하는 ‘김종욱 찾기’는 이종석 연출가와 9명의 배우가 호흡을 맞춘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 강성, 장우수, 주진하, 오상은, 이하나, 우지희, 김성현, 육현욱, 김지훈이 각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은 오픈 런으로 이어진다.

<글=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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