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⑧ 입장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러 책을 보고 있다.

온돌방은 작은도서관 안에 마련된 또다른 작은도서관이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방바닥에 누워 읽는 책은 놀이처럼 친근하다. 어린 시절 엎드려 책을 읽다가 슬며시 잠이 들곤 했던 따뜻한 아랫목의 기억이 슬그머니 되살아난다.

농업기술센터입장지소 1층에 위치해 있는 입장면 작은도서관은 2009년 6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곳 도서관은 69㎡이며 총 7213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문학과 아동도서가 주류를 이루며 농업분야 학술자료가 꽂혀진 코너가 눈길을 끈다. 그만큼 농사에 관련된 실용도서를 대출하는 이용객이 많다.

주요 내부 시설로는 자료열람 코너 12석과 정보이용 PC 3석이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이곳 작은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유아와 아동들을 위한 정사각형의 작은 온돌방이 있다는 점이다. 작은도서관 안의 또 다른 작은도서관처럼 꾸며진 작은 온돌방은 따뜻하고 안락함을 주는 공간이다. 유아와 어린이들이 편하게 뒹굴며 그림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곳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다가 잠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건 흔한 일이다.

도서관에서 가까운 입장초등학교는 전교생 300명 미만의 작은 학교이다. 근방에서 걸어 다니는 학생보다 차를 이용해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아 하교 길에 도서관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며 책을 읽다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많다. 학부모들이 도서관에 전화해 자녀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 일도 잦은 편이다. 시장2리에 사는 이철규(46·남)씨도 퇴근길에 작은도서관에 들른다. 자녀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이주영(입장초 6)양과 이승찬(입장초 3)군은 하교 후면 학원에 가는 대신 작은 도서관에 들러 2~3시간 책을 읽다가 아버지를 만난다. 이씨는 “우리 가족에게 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정말 고마운 장소”라고 말했다.

입장면 작은도서관의 이용객은 하루 평균 20여 명이다. 동절기엔 점심시간 없이 오후 5시까지 운영됐으며 하절기에는 점심시간을 포함해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이용객 대부분 집이 멀다 보니 대출보다는 도서관에서 열람하고 가는 경우가 더 많다. 무거운 책가방을 도서관에 놓고 갔다가 학원 마치면 돌아와 가져가는 학생들도 있다. 지역의 특성상 농사짓는 주민이 대부분이라 농번기에는 성인 이용객은 드문 편이다. 특히 낮에는 책을 대출하기가 쉽지 않아 늦게까지 도서관을 열었으면 하고 바라는 이용객이 많다.

◆이용 정보

개관 월~토(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 일요일, 정부 지정 공휴일
대출 1인 5권 2주간
주소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하장 4길 37(하장리 101-1) 농업기술센터입장지소 1층
문의 041-583-5001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