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이상대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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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양적 팽창을 추구하기 보다는 질적으로 차별화되는 회사를 만들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이상대(李相大.56.사진)사장은 올해 1월로 건설.주택부문 통합 사장에 취임한 지 꼭 1년이 됐다. 그는 지난해 4조6천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경영 성과(매출 기준)를 이끌어 내면서 삼성그룹의 대표 건설회사 최고 경영자(CEO)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4조5천8백억원의 공사수주액 가운데 주택부문은 1조3천억여원으로 이 또한 사상 최대다. 올해는 수주 4조8천5백억원, 매출 4조3천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지만 주택 공급 실적은 저조한 것 같다.

"지난해 6천2백여가구를 분양해 예년의 1만여가구에는 못 미쳤다. 이제 양적 경영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앞으로 물량 공세보다 주거 기능을 강화하는 질적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수주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 잔고가 15조원이나 된다. 주택부문 연간 매출이 2조원 정도니 5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앞으로 서울 강북 뉴타운 개발사업과 지방사업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현장 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대처하나.

"지난해 7월 협력회사가 주축이 된 성건직업훈련원을 열어 우수한 기능공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장 여건을 개선하고 제3국의 인력도 과감히 들여와야 한다고 본다."

-요즘 자체 주택사업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외환위기 이후 땅을 먼저 매입하는 선 투자와 장기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자체사업을 좀 키울 계획이다. 자체사업으로 짓는 주택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일 것이다."

-지난해 비교적 리모델링 공사 수주가 많았다.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리모델링이야말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우리는 시공기술은 좋은데 구조기술은 약하다. 싱가포르.일본 등지에 기술진을 보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 부분을 신종 사업으로 키울 것이다."

-최근 안티 래미안 사이트 때문에 구설에 올랐는데.

"안티는 아무데나 생기나. 유명세 때문이라고 본다. 안티 사이트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발전시키는 좋은 약이다. 약이 되는 부분은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럴 때 어떤 정책이 나와야 하나.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밝힌 동북아 물류국가 건설 계획 등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이에 발맞춰 건설업도 기술.엔지니어 중심의 첨단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인적.지적으로 민간과 교류하며 장기적인 안목의 예측 가능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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