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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게 뛰쳐나왔다" 본사를 찾아온 이씨 친척과의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용하게 뛰쳐나왔습니다. 용하게요..』 - 이 수근씨의 극적 탈출 소식을 듣고 중앙일보사로 달려온 이 씨의 8촌 형 이보근 (60·하월곡동) 씨, 8촌 누님 이신성 (52) 씨, 8촌 매부 조 광국 (57) 씨, 친척 이건식 (49) 씨, 동기 동창 강원극 (44) 씨는 23일 아침 입을 모아 반가와 했다.
이북에도 이수근 씨에게는 4촌이나 6촌이 없어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는 이보근 씨와 이 신성 씨 뿐으로 알려져 있고 친누이가 남한에 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여태껏 친척들과 소식이 없었다고 한다.
수근 씨가 어렸을 때 천자를 가르친 이보근 씨는 그때부터도 성격이 차분하고 어찌 공부를 잘했는지 『그때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강원극 씨는 수근 씨와는 개구쟁이 동무로 구포 공립 보통학교 1회 동기동창생.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할 뿐 아니라 어려서부터 특수하더니 탈출도 멋있게 했다』 고.
수근 씨의 아버지는 황해도 서흥군 구포면 운천리에서 재사로 「꼬망구장」 이라는 별명을 들었던 백년구장 이우영 씨. 맨 위가 누이 이길성 씨이고 그 다음이 유근씨, 수근씨 그리고 충근 (6·25전 사망)씨의 4남매였다고 한다.
이수근씨는 구포 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일군에 입대하였다가 귀환- 8·15 후 형 유근씨가 수안 금광 (남정 광산)에 취직한 관계로 가족과 함께 수안으로 옮겼고, 그후 당 관계로 승진하였는데 소식 들리기는 보도 관계 일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수근이라는 북한 기자가 탈출했다는 소식을 「라디오」와 신문 호외로 들었으나 그 사람이 설마 수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어려서는 이마가 번듯하더니 사진에 보니 이마가 훤하게 벗겨졌다는 가족 친지들은 『어떻게 빨리 좀 만나게 해줄 수는 없느냐』 고 당부했다.

<정착금 백 만원>
이수근 씨는 「국가 유공자 및 월남 귀순 특별 원호법」에 의해 1백만원 까지의 정착금을 정부에서 받게 된다.

<이씨의 가족> - 평양에 2남 1녀 부인은 이환 입원
이수근 씨의 월남은 북괴 언론인으로서는 6·25 후 세 번 째- 이 씨는 황해도 서흥군 구포면 운천리 출신으로 평양 집에는 14살 짜리 초급중학 2년 생인 맏아들, 아홉 살 난 차남, 여섯 살 난 맏딸과 부인이 있다. 부인은 오래 전부터 간장병으로 입원해 있다.

<소·파란도 다녀와> - 이 수근 씨의 경력
이 수근 씨의 고향은 황해도 서흥군 구포면 운천리. 15살 때 구포 보통학교를 졸업, 해방 직전 일제의 지원병으로 끌려갔다가 해방 후 북괴 노동당에 가입, 황해도 당 간부 학교를 나온 후 57년도에 개성 신문 주필, 61년에 노동자 신문 간부로 일했고 62년도에 「모스크바」, 63연도에 「폴란드」와 몽고를 다녀온 뒤 중앙통신 부사장 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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