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명 도라산역 인근 귀순

중앙일보

입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경의선 남측 최북단 도라산역 방문을 하루 앞두고 비상경계 근무중이던 우리군 초병이 귀순해온 북한군 병사 1명을 안전하게 유도했다.

군당국은 20일 "북한군 상급병사(우리군 병장) 1명이 지난 19일 오후 11시 18분께 경의선 남측 최북단 도라산역 인근으로 귀순해와 합동참모본부를 비롯 관계 당국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는 인민군 복장에 방한복을 입은채 북한군의 주력 화기인 AK 소총 2정을 휴대하고, 이날 도라산역 남서쪽 1.2㎞ 비무장지대(DMZ)를 넘어남측으로 넘어왔다.

특히 이 병사는 DMZ에 진입하면서 우리측 초소에 귀순 사실을 알리기 위해 7발의 총을 공중으로 쐈으며, 당시 비상경계중이던 초병은 총성을 듣고 열상관측장비(TOD)로 확인해 안전하게 유도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북한군 병사는 관계당국의 요원들로 구성된 합동신문조의 신문에서 "부시 대통령이 도라산역에 온 줄 몰랐다"며 "당초 AK소총 3정을 휴대하고 오다가 무거워 1정을 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역과 전방 미군부대 방문일정에 대비한 경호작전을 고려해 귀순 사실을 하루 늦게 공개했으며, 주한 미국대사관측도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공개하길 강력히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군은 지난 98년초 사병 계급체계를 세분화해 기존 전사에서 상등병 단계를 전사, 초급병사, 중급병사, 상급병사로 각각 나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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