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표현력 강해서인지 자동차 선 화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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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한 ‘2013 서울모터쇼’에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른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디자이너 중 발터 드 실바(폴크스바겐)를 빼고 이언 칼럼(재규어·사진)과 피터 슈라이어(현대·기아차)가 이날 모터쇼를 방문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언 칼럼은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재규어 F-타입을 소개했다. F-타입은 40년 만에 E-타입을 계승해 재규어가 내놓은 2인승 스포츠카로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칼럼은 인터뷰 중에도 연신 볼펜을 쥐고 흰 종이에 자동차 스케치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드카’ 이미지의 재규어가 많이 변했다.

 “재규어의 변화는 사실 재규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다. 1961년 선보인 E-타입에서 볼 수 있듯이 재규어는 매우 진보적인 브랜드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가치를 잃게 돼 ‘나이 많은 아저씨가 타는 차’가 됐다. 다시 재규어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찾는 데 지난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자동차는 디자인 싸움”이라는 의견이 있다.

 “일부 맞는 말이다. 디자인이 성패의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차를 살 때 가장 먼저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연구도 있다. 물론 기술력·품질 등이 어느 수준 이상 도달한 이후의 문제다.”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다. 많은 업체가 작은 차에 역량을 쏟고 있다. (대형 고급차가 많이 팔리는) 서울은 예외인 것 같다. ”

 -한국 차의 디자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0년간 많은 발전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다. 한국인은 표현력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선이 화려하다. 지금은 디자인 철학도 상당히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기아차는 유럽·미국의 디자인 감각에 한국적 디테일을 가미해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 디자이너가 되려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아이디어를 구상만 하지 말고 직접 손으로 구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그림 그리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그림 자체를 상품화하는 훈련이 더 필요한 것 같다. ”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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