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인들 허둥지둥 하더니…" 北사진 조작 이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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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지난 25일 원산 인근에서 실시한 국가급 훈련이라며 공개한 훈련 사진에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일보 3월 28일자 1면]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공기부양정의 모양, 바다가 맞닿은 부분이나 지형 등 여러 곳을 포토샵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28일 “훈련 사진 조작 의혹이 일고 있는 건 공기부양정의 고장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초 동원됐던 장비들이 고장나자 훈련 규모를 부풀리기 위해 정상적으로 상륙한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조작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보 당국은 대북 감시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북한의 군사훈련 동향을 파악해 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월부터 원산 인근에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키고 대규모 훈련을 준비해 왔다”며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함정 등 주요 장비에 이상이 생겨 정비하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5일 훈련 당일에도 공기부양정이 고장을 일으키자 승선 인원들이 다른 함정으로 옮겨 타거나 수리하려고 허둥지둥하는 상황도 연출됐었다”며 “동원된 공기부양정의 40% 가까이가 고장을 일으켜 훈련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 들여와 역설계해 제작한 20t과 35t급 공기부양정 130여 척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평안북도 철산군 인근에 대규모 공기부양정 부대를 운영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백령도 맞은편 고암포에 70여 척의 공기부양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지를 완공했다. 공기부양정 여러 척이 고장을 일으키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운용될 경우 최고시속이 90㎞ 이상에 이르러 고암포에서 출발하면 10여 분 내에 백령도에 닿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군엔 위협적인 장비라 군은 최근 백령도에 이를 타격하기 위한 코브라 공격헬기 수대를 배치했다.

정용수 기자

◆공기부양정=두꺼운 고무 재질의 튜브에 공기를 불어넣고, 뒷부분에 프로펠러를 설치해 물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공격형 병력운반용 장비다. 북한은 러시아 무레나급 공기부양정을 들여와 역설계 제작해 실전에 배치했다. 수용인원은 50~60명.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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