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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가장 위협적 B-2, 레이더에 잡힌 모습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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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7일 낮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whiteman) 공군기지에서 ‘보이지 않는 폭격기’ 두 대가 날아 올랐다.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기 어려운 B-2 스텔스 폭격기였다. 이들은 최고속도 980㎞(마하 0.8)로 1만460㎞를 날았다. 한 시간에 1000㎞ 가까이 날아 10시간여 만에 한반도 영공에 도달했다. 그러곤 곧바로 서해 군산 앞바다로 기수를 돌렸다. 2명의 승조원이 스위치를 누르자 폭이 50m가 넘는 육중한 기체에서 훈련용 폭탄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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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2는 폭격 훈련 후 경기도 오산의 미 7공군 기지로 이동해 활주로 입구까지 날았다. 랜딩기어도 내리고 활주로 한쪽 끝에 접근했지만 착륙은 하지 않고 곧바로 기수를 올려 화이트맨 기지로 귀환했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본토에서 출발한 폭격기가 다음 작전을 위해 오산기지에서 급유와 폭탄 재장착을 한 뒤 복귀하는 시나리오였다”고 전했다.

 B-2는 B-52 전략 폭격기, B-1 초음속 폭격기와 함께 유사시 한반도에 출동할 미 공군 폭격기 3종 중 하나다. 앞서 B-52 등장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북한인 만큼 B-2의 공개에도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북한 핵시설이나 미사일 기지, 평양의 주석궁 등 강력한 방공망을 갖춘 전략 목표물 공격에는 세 종류 폭격기 가운데 최신형인 B-2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B-2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이 폭격기의 무기 탑재량은 약 18t이다. B-52의 30t 보다는 적다. 그러나 적의 레이더엔 작은 새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에 은밀한 접근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핵폭탄과 사거리 370㎞에 달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재즘(JASSM) 등을 장착하고 있어 정밀한 폭격이 가능하다.

 1998년 코소보 전쟁을 시작으로 나토의 유고연방 공습작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의 새벽’ 등에 주력으로 투입돼 왔다.

 80년대에 개발된 B-2는 소련에 대한 핵 공격을 위해 개발됐으며 총 22대밖에 생산되지 않았다. 대당 12억 달러(98년 기준)에 달해 ‘금으로 만든 비행기’라는 별명도 있다.

 연합사 측이 B-2의 폭격훈련을 공개한 건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일 경우 오키나와나 괌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미국 본토의 핵공격 수단을 전진배치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다. 북한의 ‘말’에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무력 시위인 셈이다.

 ◆벙커버스터 도입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이 지하에 구축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유도폭탄 GBU-28(벙커버스터)을 5월 중 도입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최근 수출을 통제하던 GBU-28을 한국에 수출하기로 승인했다”며 “5월 중으로 도입해 연내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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